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9/16 13:30:03
Name 사학에빠진사학년
Subject 피지알에 어울리는 군대이야기
1.
늘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근무 중에 똥이 마려웠던 거죠. 이제 근무 투입한지 2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하지만 당황하지 않습니다. 분대장이 화장실 가고 싶으면 말하라고 몇 주전에 알려줬었거든요. 친하지 않은 사이에 똥 얘기 하는 것은 좀 부끄럽습니다. 멋쩍은 듯 살짝 웃으며 말합니다. “김병장님, 저 화장실 가고 싶습니다.” 근데 웃으면서 그딴 얘기한다고 혼납니다. 그리고 선임이 나 대신에 근무를 선다고 헐레벌떡 뛰어옵니다. 위병소를 향해 뛰어오는 선임을 보니 머리가 하얘집니다. 그렇습니다. 제 군대 똥 비극은 여기부터 시작됐습니다.

2.
타 부대의 유격훈련으로 우리 부대는 근무지원을 나갔습니다. 근무 조가 편성이 됐는데 망할, 날 싫어하는 분대장과 같은 조가 됐습니다. 저번에 이 놈이랑 근무서다가 재밌는 얘기를 안한다고 날 갈궜던 놈입니다. 뭐 그렇다고 바꿀 수 없으니 근무를 나갑니다. 새벽 근무입니다. 다행히 분대장은 도착하자마자 잡니다. 난 이병이니까 잘 수 없습니다. 초소에 분대장님 조용히 주무시라고 초소 근처에서 서성뎁니다. 그렇습니다. 또 신호가 왔습니다. 제발 초소 주변에 화장실이 있길 바랬지만 그런게 있을리가 없습니다. 이걸 어떡해야 하나 싶습니다. 분대장을 깨우고 똥이 마렵다고 얘길해야합니다. 하지만 전 배짱이 없습니다. 그때, 코난이 범인을 알았을 때와 같이!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군인의 바지 뒷주머니에는 손수건이 들어있어야 한다.’ 며칠 전에 어디서 그 얘기를 듣고 갑자기 모범생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욕구에 뒷주머니에 손수건을 넣어놨습니다. 분대장 눈치를 봅니다. 참 잘 자고 있습니다. 그래, 괜찮을거야. 바지를 내리고 일을 시작합니다. 다행히 손수건 하나로 뒷수습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똥을 이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똥 위에 사용한 손수건을 살포시 포갠 뒤, 크기가 있는 돌로 은/엄폐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완전범죄가 성립됐습니다. 유격복귀 후, 그 참상을 발견했을 부대원들에겐 이 자리를 빌어 사과말씀 드립니다.

3.
이제는 저도 제법 짬이 찼습니다. 이제는 탄약고 나갑니다. 탄약고는 일과가 없고 근무/잠/근무의 형태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근무시간도 제법 긴 편이죠. 병사를 통솔할 간부 1~2명과 15명 정도의 병사가 전부인 나름 재밌는 곳입니다. 비극은 그곳에서도 시작됐습니다. 후임과 근무를  나갔는데 왠 일? 또 배가 아픕니다. 근무만 서는 곳인데 근무를 바꿔달라고 하기가 좀 애매했지만 일단 근무 종료 20분 전, 마려우니 간부에게 연락을 합니다. 누군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 간부, 단칼에 거절합니다. “야 어차피 몇 분 안 남았잖아 참아” 그렇습니다. 근무자 총 꺼내주는게 귀찮았던 겁니다. 뭐 참습니다. 근데 이건 진짜 못 참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더 흘러서 이제 진짜 근무 교대가 코 앞입니다. 바꿔달라고 못하겠습니다. 계속 참습니다. 드디어 근무 교대자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삼각팬티는 리더와 같이 묵직했습니다. 하지만 당황하면 안됩니다. 여기서 들키면 내 군생활은 끝이니까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냄세 분자가 더 퍼지기 전에 일을 처리해야 하니까요. 후임에게 총을 맡기고 바로 화장실을 갑니다. 하도 똥 마렵다고 징징데서 간부도 날 잡지 않습니다. 행정실-생활관-화장실 구조로 되어있는 굉장히 작은 구조였기 때문에 순식간에 화장실까지 도달합니다. 비극은 묵직함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화장실 창문으로 팬티를 던져놓고 대충 휴지로 엉덩이를 처리합니다. 조금 찝찝하지만 바지를 다시 입고 태연하게 생활관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샤워실로 갑니다. 조금 전, 던져놨던 팬티를 이 수거한 뒤 유유히 샤워를 합니다. 이번에도 완전범죄가 성립됐습니다.

4.
평화로운 부대, 이제는 내 짬이 대단합니다. 내 위로는 한달 두달 선임밖에 없습니다. 그 날 밤에도 여유롭게 근무를 나갔는데 야간근무의 급똥은 항상 가능성이 있기 마련입니다. 근무를 나가는데 선임에게 말을합니다. “아 저 똥마려운데 BOQ가서 금방 싸고 오겠습니다” “그래라” 역시 짬이 좋습니다. 몰래 BOQ에 잠임을 한 뒤, 변기에 앉아 똥을 쌉니다. 근데 휴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비데가 있으니 괜찮습니다. 여유롭게 뒷정리를 한 뒤에 근무지로 복귀합니다. 오 마이 갓!! 당직사관과 마주쳤습니다. 카페베네가 현실이라 그 상태에서 끝이 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현실은 현실입니다.만, 당직사관이 착해서 봐줬습니다. 이득이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09/16 13:58
수정 아이콘
글에서 냄새가...??

바지에 싸셨다니ㅜㅜ 똥밍아웃을...
14/09/16 14:04
수정 아이콘
냄새나요 ㅜㅜ...
아타튀르크
14/09/16 14:14
수정 아이콘
똥쟁이다 ! --- 똥쟁이가 나타났다 !!!
TwistedFate
14/09/16 14:20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가입하게된건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14/09/16 14:26
수정 아이콘
개이득
하늘빛
14/09/16 15:20
수정 아이콘
첫 줄, 그것도 두번째 문장 읽는 도중에 우선 추천 눌렀습니다 크크크크크크크. ^^
14/09/16 15:27
수정 아이콘
아아 온세상에 똥이 가득해..
야릇한아이
14/09/16 15:34
수정 아이콘
그 묵직함을 군용빤스 한장으로 버티시다니...
충격아닌 쇼크!!
울리히케슬러
14/09/16 19:45
수정 아이콘
나만 탄약고근무스다 똥싼게 아니었네요크크 나중엔 중대장이 근무스다 급하면 행정반에 연락후 행정반에서 인원나와서 잠시 근무 서주고 했는데 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14683 6
공지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7755 0
공지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4296 8
공지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7368 28
공지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7021 3
101196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6] 맛있는사이다556 24/03/28 556 0
101195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12] VictoryFood1616 24/03/28 1616 3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36] 겨울삼각형2977 24/03/28 2977 1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2867 24/03/28 2867 3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1] OcularImplants4060 24/03/28 4060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7517 24/03/27 7517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54] Dresden10290 24/03/27 10290 3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0040 24/03/26 10040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584 24/03/26 3584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8009 24/03/26 8009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092 24/03/26 3092 7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675 24/03/26 6675 19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8] 대장햄토리6306 24/03/25 6306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3915 24/03/25 3915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4920 24/03/25 4920 68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6405 24/03/25 6405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8278 24/03/24 8278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5912 24/03/24 5912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