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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30 19:51:35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1차 대전사(4)- 벨기에 전투(2)
(1) 리에쥬 전투
1914년 8월 6일 독일의 크라벨 소장이 지휘하는 34 보병 여단이 리에쥬 가장 북쪽에 위치한 Pontisse 요새를
공격하면서부터 1차 대전 최초의 전투 리에쥬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Pontisse 요새. >

뒤를 이어 리에쥬 북부에 위치한 일련의 요새에 대해 수많은 중포의 포격이 가해졌습니다.

Pontisse 요새에 대한 당일 공격은 천명의 사상자를 내며 총체적인 실패로 돌아 갔습니다. 전에 언급했던 대로
이 요새선은 슐리펜 계획상 2일 만에 돌파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첫번째 공격에 한번에 떨어뜨려야 했지만 결국 이를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국경에서 리에쥬로 오는 길에 수시간이 어긋난 이 계획은 리에쥬 전투에 이르러 점차 그 스케쥴 면에서 눈에 띄게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이들 요새를 고립시기 위한 도로와 주변 마을 점령 역시 스케쥴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새 공략
처럼 실패는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일단 저항하는 벨기에 군이 독일군 포격에 너무 취약하게 대응했고, 병력차이도 월등히 독일군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에 언급했다시피 벨기에군의 주력은 대다수 전장에서 떨어진 엔트워프 근처 제트 서안에 진치고 있었기
때문에 필요한 증원군을 전장에 줄 수 없었다는 것도 독일군 성공의 큰 요인이었습니다.

리에쥬 남부 전투에서는 좀 특이한 무기가 사용되었는데, 그 물건은 바로 비행선이었습니다.

독일 서부에서 출동한 비행선 L-VI는 요새에 대한 공중폭격을 감행했고, 이는 일단 실패 했지만 나름의 앞으로 하늘에서
전쟁의 첫번째 시도였습니다.

한편 리에쥬 요새선 12개에 죽을 쓰던 다른 부대와 달리 중앙에서 2군 사령관 뵐로우의 참모장인 에리히 루덴도르프와
에이넴의 7군단 엄청난 성과를 달성합니다. 중앙에 병력을 집중하여 벨기에의 방어선에 구멍을 낸 루덴도르프는 전광석화
와 같이 요새선의 핵심이자 난공불락의 방어선을 갖춘 리에쥬를 일거에 점령해 버리고 방어군 사령관 제라드 레만을 포로로
잡아 버렸습니다.


<에리히 루덴도르프. 지금은 폴란드인 포젠(포즈난) 사람인 그는 나름 독일 군인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로써, 명석한 두뇌와 수학적 재능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독일 측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루덴도르프의 성과는 벨기에 전투에 전환점이었지만 보다 역사에 엄청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는 이 성과를 인정
받아 러시아 군을 독일 동부에서 막을 독일 8군 힌데부르크 장군의 참모장으로 추천받아 영전가게 되고, 그는 뒤의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다시 큰공을 세우면서 바로 독일 군부의 핵심에 이르게 됩니다.

아무튼 리에쥬가 떨어진 상황에서 나머지 12개 요새 역시 오래 버틸 수 없었습니다. 12일부터 4일간 12개 요새에 대한 총공세가
감행되엇고 모든 요새는 16일 항복하게 됩니다.

(2) 그후 벨기에 전투
리에쥬에서 전투가 한참일 때 벨기에 북부 제트 강 서안에서 벨기에 기병대와 독일 기병대 간의 교전이 있었습닏다.

Haelen 전투라고 불리는 이 전투는 결국 벨기에의 승리로 12일에 끝나게 되는데, 별 의미 자체는 없는 전투였습니다.

8월 18일 결국 북쪽에서 영국 프랑스 군의 진격을 기다리고 있었던 벨기에 군은 엔트워프 항으로 철수 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미 크게 어그러진 스케쥴 때문에 초조했던 독일군은 벨기에 민간인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기 시작했고 이게
1차 대전의 프로파간다로 유명한 [벨기에 겁탈]이라는 사건이었습니다. 훗날 이 사건은 수정론에 의해 사실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되었지만 다시 수정되어서 독일군의 학살과 가혹행위, 문화재 파괴행위 대한 증거가 발견되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6천명이 죽고 수만채의 가옥이 불탔다고 합니다.)

이는 전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데 이런 초기 가혹행위 때문에 벨기에 사람들의 반발을 사게 되어 수개 사단을 벨기에 치안으로
돌려 버리게 되면서 정작 전쟁 초기 황금 같은 기회 당시 독일군은 병력 부족을 겪게 됩니다.

아무튼 20일부터 리에쥬와 더불어 벨기에 방어의 핵심이 나무르 요새선에 대한 독일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리에쥬와 달리 감잡은 독일군은 2일 만에 나무르 요새를 함락시킵니다. 이젠 독일군 예측으로는 나무르 남쪽에서 강대한 프랑스군과 싸움이 벌어질 터였지만, 예상과 달리 프랑스군은 나무르에서 벨기에 프랑스 국경에 이르기 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프랑스군은 북상은커녕 랑레자크의 5군이 벨기에 프랑스 국경 동쪽을 방어하는 것 빼고 리에쥬에서 파리로 이르는 길이 텅 비어 버렸습니다. 특히 클루크 장군이 이끄는 2군의 정면은 말이죠.
사실 이는 프랑스의 잘못된 작전 계획 때문이었습니다. 프랑스군 대부분은 독불 국경 침공에 대부분 투입되어 졸전을 거듭하고 있었고 프랑스-벨기에 국경에는 그 넓은 국경 길이에도 불구하고 랑레자크의 5군 빼면 없었습니다. 독일군 입장에서는 리에쥬에서 고생은 일거에 날려버릴 성과를 뜻밖에 얻게 된 것이었습니다.

연합군에게는 그나마 다행인 건 영국 BEF가 총 2개 군단 1개 기병사단을 끌고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도시 몽스에 도착함으로서 겨우 클루크의 2군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너무 턱없이 부족한 전력이었다는게 문제였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리에주나 나무르의 요새선을 기반으로 벨기에 군과 같이 독일군을 막았다면 좀더 벨기에서 독일군을 막아볼만
했겠지만 이는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강력한 벨기에 군의 선전과 프랑스의 삽질이 상충되면서 스케쥴은 그렇게 늦지 않게 예상보다 5일 늦게 전개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군의 작전계획의 진정한 문제는 엄청나게 늘어지기 시작한 보급선과 통신선, 그리고 진격 속도에 비해 빠르게 이를 지키기 위해 빠져나가는 병력들이었습니다. 많은 병력들이 수송선과 통신선을 지키기 위해 후방으로 빠져나가면서 전방 병력 숫자를 갉아 먹고 있었습니다.

이미 프랑스 벨기에 국경에 도착한 독일군은 무려 5개 군단을 벨기에에 남겨야 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나무르가 함락되면서 수도 브뤼셀의 운명 역시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벨기에 전투 자체는 이 시기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벨기에 군이 전력을 보존하기 위해 들어간 앤트워프에서도 전투가 계속 되었기 때문이죠.

(3) 1차 엔트워프 전투
벨기에 제2의 도시이며, 대항해 시대를 하신 분들에게 친숙한 플랑드르 지역의 한때 최대 도시 앤트워프. 스할데 강 하류에서 좀더
들어간 이 도시는 예로부터 난공 불락의 도시로 유명했습니다. 늪지대, 강 등으로 얽힌 도시에 적당한 방어진만 구축되면
늪지대와 저지대로 구성된 스할데 강 하류를 장악하지 않는 한 이 도시에서 끝까지 버텨 볼 수 있을 터였습니다.
(반대로 이도시를 먹어도 스할데 강 하류를 지역을 먹지 못하면 도시 자체의 항구 기능은 무용지물,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이 때문에 독일군과 여기에서 혈전을 벌여야 했죠.)


애초 밀린다 싶으면 여기에서 적의 적이 도착할 때까지 버틴다는 벨기에의 전략 때문에 아주 요새화가 잘 된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뭐 애초 이 도시를 요새화 시킨 네덜란드 인들의 시대부터 계속이었고 이 도시가 안 요새화된 건 2차 대전 이후지만요.

몽스와 상브르 운하에서 독일군에게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매섭게 당하기 바로 직전이 8월 22일 독일군은 이 망할 도시에서
벨기에 군을 항복시키고 배후를 정리한 후 여기에 묶인 병력을 프랑스 전선에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독일군 입장에서는 부차적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공세를 계획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여기에 묶인 벨기에 군은 묘한 입장에 있었는데 그들이 이곳에 들어 온 건 구출되기 위함이었지만 연합군은 연이은 패배 덕분에 그들이 연합군을 구원해야한다는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벨기에 군이 출동하여 독일군의 보급선과 통신선을 끊는다면 파리에 대한 독일군의 진격을 늦출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찬 관측이 벨기에 군에게 많은 걸 요구 받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프랑스 참모총장 조프르의 요청을 받아 벨기에 군이 엔트워프에서 출격하여 독일군을 공격합니다.
하지만 이틀만에 바로 공격 동력을 잃어 버린 벨기에 군은 오히려 독일 비행선의 공중폭격만 겪었습니다.


<남아도는 해군 예비역들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만든 영국 왕립 해병 사단. 정말 1차 대전 당시 온갖 개고생 사단 중 1위에 놓을 수
있는 사단입니다. 참고로 해병이 아니라 수병과 해군 장교로 구성된 해군 사단입니다. 해병사단이 아닙니다.>
하지만 독일군의 배후를 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연합군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기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 바로
영국의 해군성 장관 처칠이었는데 그의 주장대로 영국군은 왕립해군사단을 비롯한 4만명을 앤트워프로 보냅니다.
다음 공격을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마른 강 전투가 한참이던 시기 이루어진 2차 공격도 대실패로 끝나고 이젠 마른강 전투 이후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는 독일군이 배후의 이 잔존 세력을 없애고자하는 공세에 직면하게 됩니다.


<영국군의 필사적인 후퇴>
결국 10월 8~9일 독일의 공격을 견디다 못한 영국과 벨기에 군은 앤트워프 시를 버리고 벨기에 해안가 이제르강 남부로 도망칩니다. 이렇게 벨기에 전투는 종결 됩니다. 물론 벨기에 영토였던 이제르강 남부나 이프르 지역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지만 보통 이시기를 벨기에 전투 종결로 잡습니다.

전쟁 초기 프랑스군은 뭘하고 있었기에 벨기에 군과 벨기에를 구할 수 없었을까요? 이는 다음 편에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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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스
14/08/30 20:49
수정 아이콘
나폴레옹 시대의 마인드로 20세기 총력전에 데뷔한 프랑스군은 그저...(한숨)
Varangian Guard
14/08/30 22:06
수정 아이콘
우리가 보불전쟁에서 진 건 운이 나빠서라능! 우리의 대육군은 절대 약하지 않다능!
나이트해머
14/08/31 00:23
수정 아이콘
근데 진짜 약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 연합군 중 독일군과 동수로 1:1이 가능한 군대는 프랑스군 뿐이었습니다. 아 물론 전쟁 초기 4개 사단정도 되던 극소수 정예 영국군 빼면요. 물론 이들은 총력전의 가공할 병력소모율 앞에 순식간에 다 소진되었지만.
선비욜롱
14/12/27 01:53
수정 아이콘
좀 된 댓글이지만 프랑스에서도 보불전쟁은 더럽게 많이 까이던 전쟁입니다. 포슈의 군사이론을 보면 대몰트케와 빌헬름 1세애 대해 거의 찬양하다 싶이 말하는 것에 비해 제2제정 프랑스군은 거의 쓰레기취급;;
Je ne sais quoi
14/08/30 21:27
수정 아이콘
잘 읽고 있습니다~
14/08/30 22:45
수정 아이콘
대전사는 역시 재밌네요 빠른 연재 부탁드려요!
14/08/31 10:47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14/09/01 12:0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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