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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13 12:07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 댄스 댄스는 분명히 수작입니다.
그렇다고 노벨상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가? 라면 저도 솔직히 갸웃거려지긴 합니다. 더군다나 해변의 카프카가 그렇게 찬사를 받는다는데 대체 왜......
14/08/13 12:10
저는 야설보다 '고급'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야설은 어느 정도 능력있는 사람들이 쓸 수 있지만, 고급 야설은 매우 능력있는 극소수의 사람만 쓸 수 있으니까요.
14/08/13 16:33
고1때인가 반 여자애가 보던 책이
노르웨이숲이었는데 어쩌다가 그 책을 봤는데 아무페이지나 폈더니 성묘사가 그냥 아주;; 순진해보이는 친구였는데 진짜 멘붕이오더라구요크크
14/08/13 12:06
으으 해변의 카프카를 싫어하는 분을 만나 얼싸안고 눈물흘리고 싶은 기분입니다. 저는 애초에 하루키란 작가의 작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좀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나쁘게 말하면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편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카프카는 독보적인 작품이라서...원숙한 작가가 쓴 작품이라기보다 필력은 좋지만 중2병 말기의 작가가 쓸데없는 곳에 힘을 빡빡 줘가며 쓴 느낌이었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하루키란 작가의 수준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아주 질이 떨어지는 소설은 절대 아니었지만.
하루키의 섹스에 대한 집착은 본인의 달리기, 운동에 대한 집착과 같이 봐야 하는 게 아닌 가 싶어요. 본인의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자신은 '머리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그것을 글로 옮긴다' 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육체에, 그리고 원초적인 것에 대해 집착을 하는 작가죠. 운동도 그러하고 섹스야말로 인류 예술사를 통틀어 원초적인 느낌을 표현할 때에 대대로 사용되어온 요소다 보니... 사실 하루키의 인기 상당부분은 하루키 특유의 섬세한 문체, 그리고 그 문체와 어울리지 않게 원초적이고 노골적인 주제에 탐닉을 하는 탐미주의적인 세계관의 이질성에 기인하지 않나 싶어요. '그게 전부' 라고 매도할 생각은 없고 사실 저걸 딱히 악평을 하거나 하루키를 까 내리기 위해 내리는 평은 아닙니다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발끈하는 하루키 팬 분들이 많아서 일단 자기 변호를 하고 넘어가자면 저 어울리지 않는 두 요소 사이에서 균형잡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그게 가능한 하루키가 대문호 자리까지 올라간 거라고 생각합니다.
14/08/13 13:07
오. 달리기에 대한 집착과 섹스에 대한 집착을 이렇게 연결하여 바라볼 수도 있군요.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다만 하루키가 섬세한 문체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인물들의 대사는 비유가 과도하게 풍성한 반면 서술문장은 오히려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외에 마지막 문단은 동의합니다. 균형을 나름대로 잘 잡고 있어요. 그게 삐끗한 것이 해변의 카프카라고 생각합니다만.
14/08/13 12:12
링크를 타고 작년에 쓰신글을 보니 저하고 비슷한부분이 있네요 저도 댄스댄스댄스 부터 시작했고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별로 안좋아하고..장편은 전부가지고 있고.. 다른건 해변의카프카에 대해서 글곰님 보다는좀더 나은 평가를 하는정도?
본문 내용은 대체적으로 동의 합니다. 별 의미없는 성행위들이 점점 나름의 역할을 하지요. 초기의 의미없어 보이고 그저 단순한 행동양식으로 보이던 섹스신에 '의미 없음으로 의미있다'고 내려지던 평가에는 고개가 갸우뚱하지만요. 그리고 점점 그런 섹스신이 줄어드는건 작가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이유가 될거 같아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4/08/13 13:11
의미없음이 의미있다는 건 모더니즘적인 평가인데, 뭐 나름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로 납득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저는 초기의 섹스신도 나름의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서요. 조금 빈정거려 표현하자면 '쿨해 보이려는 의도'가 보인달까요.
14/08/13 13:28
그 쿨해보이려는 의도가 젊은 층에게 어필하지 않았나해요. 저만해도 위스키, 와인, 재즈에 관심 갖게 된게 전적으로 하루키 때문이거든요.. 지금은 커티삭은 안마십니다만은...
저 같은 독자를 보면 그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수있을 듯 합니다
14/08/13 23:46
저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직 성이 문화의 소재로서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때, 일부러 의미나 상징들을 거세하고 가벼운 욕망으로만 이루어지는 관계를 통해서 섹스가 뭐 사랑이나 감정 이런 게 있어야 꼭 쓰고 읽는 게 아니다, 하는 도발 같긴 했어요. 등장인물들처럼 무표정으로 성행위를 하는 듯한 느낌이 글에서 묻어나서 별로였습니다. 그 자체가 목적보다는 수단인 느낌이 들어서요
14/08/13 12:21
'댄스 댄스 댄스'까지 읽은 후 그 사이 작품은 모두 건너뛰고 최근에 '1Q84'를 읽었는데...
초기의 경쾌함, 창의적인 번뜩임이 이젠 보이지 않더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해요. 좋은 작가지만 노벨문학상을 타기엔 어딘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합니다.
14/08/13 13:09
저는 중기 작품을 좋아합니다. 마치 이효석처럼요.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의 성향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쓰여진 걸작이지요. 그 앞뒤로는 엉망진창이고요. 저는 하루키도 초기와 후기는 영 엉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의 작품은 오히려 좀 나은 것 같네요.
14/08/13 15:00
전 이효석의 화분은 명작이라고 봅니다. 설정부터 상세내용까지 1930년대말 소설이라고 믿을 수 없는 막장성과 탐미주의를 보여주죠. 메밀꽃필무렵의 서정성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그건 단편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효석 후기 작들을 찾아보게 된 계기였는데...화분만한 작품은 없더군요.
14/08/13 12:26
저는 하루키가 섹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좋아라합니다.
사랑의 찬란함과 같은 포장따윈 집어치운채 크게 의미를 두지않는 동물의 번식행위와도 같은 배고프니깐 밥을 먹고 남여가 함께 있으니 하고 이러한 쿨내음을 풍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의 허무함과 별거없음에 대해서 느끼게 해주죠. 뭐 대수롭지않은 관점입니다만 그래도 그정도로 세련되게 쓴 작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은 거겠죠. 뭐 어쨋든 같이 자고 연애하고 헤어지고 또 자고 이러한 것은 어느 쟝르의 창작물을 봐도 인간의 메인 테마이죠. 뭐 그런 의미에서 대중가요를 비판할때 모든 가사가 사랑타령 이라는 식의 관점으로 비판하는 이를 별로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냥 그런 존재가 인간이니까요.
14/08/13 13:16
이 문장이 참 좋네요. [뭐 대수롭지않은 관점입니다만 그래도 그정도로 세련되게 쓴 작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은 거겠죠.]
동의합니다. 사실 딱히 뭐 대단한 관점은 아니에요. 요즘은 오히려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걸 세련되게 썼으니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14/08/13 12:28
일본에서 수업들을때 첫 자기소개때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를 그냥 말할거 없어서 말했는데
좋아하는 작가=히가시노게이고, 싫어하는 작가=무라카미하루키 라고 싫어하는 이유에 겉멋들은 허무한 이야기뿐이라고 그냥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했는데(원래 제가 독설타입인데 일본인걸 감안하고 생각해보면 첫 만남에서 독설아닌 왕독설을 ....) 다음 수업날 선생님께서 히가시노 게이고 신작소설이랑 다른 소설책 몇권을 저에게 선물해주면서 '자기는 와세다 문학부 출신인데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중 자신과 비슷하게 생각같고 있는 유학생은 처음'이라고 하며 엄청 반가워 하더군요.. 책선물은 정말 고마웠지만...생각해보니 그 선생님은 자기 선배를 디스하는거임에도 쿨하게 생각해준게 신기하더군요.
14/08/13 12:43
저는 하루키의 섹스 이야기를 참 좋아라 합니다! 노벨상까진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말 그대로 남자의 본능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보여주는 게 마음에 들어요. 하루키 책은 제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꾸준히 읽을 것 같아요! 먼 북소리나 달리기를 이야기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던가? 그런 종류의 에세이에서는 또 인간 하루키의 면을 엿볼 수 있어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소설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하루키가 발표할 수 있는 작품이 몇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형태로 표현해낼지 기대도 되네요.
14/08/13 12:54
남자의 본능.... 이라면 전 사실 홍상수 감독 작품들이나 노영석 감독의 '낮술'에서 묘사된 남성들이 훨씬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_-; 특히 '먹물 남자'들로 범위를 한정한다면 홍상수의 남자들만한 타격감이 드물더라구요[....]
14/08/13 13:26
제가 그래서 홍상수 영화는 2년에 한편으로 제한을 두고 있습니..............
위에 말한 노영석의 '낮술'이 꽤 괜찮은 작품이었는데 투자 받기가 어려워서 그런 건지 작품활동이 활발치 못하시네요ㅠ
14/08/13 13:35
학교 성평등상담실? 뭐 이런 곳에서 감독과 질의응답 시간이 있는 상영회를 하길래 별 생각 없이 가서 봤다가 신세계를 봤었죠(....)
14/08/13 12:47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최고의 작품으로 뽑는 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네요.
제가 아무리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최고라고 침을 튀겨도 다들 '아직은 그래도 상실의 시대지' 하는 바람에 항상 주눅들었었는데...
14/08/13 14:42
저도 한동안 소설 많이 읽던 시절에 하루키 소설을 꽤 보았었는데, '일각수의 꿈'이라는 번역제목으로 읽었던 "세계의 끝..."이 가장 좋았었습니다.
'상실의 시대'도 나름대로 좋았지만, 제 생각에는 '가장 하루키 소설 답지 않음'이었죠.
14/08/13 12:51
아, 세수도 아니고 대낮부터 색스라니 너무 내용이 야하네요, 그해서인지 마침 신고 버튼도 빨강색 테두리가 쳐져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14/08/13 12:52
http://waterlotus.egloos.com/3413448
예전에 웃기게 읽었던 하루키 리뷰인데, 저도 하루키를 별로 좋아라하지 않게 되네요. 이유는 위 리뷰에 나와있습니다. (하루키팬들은 안 읽기를 권합니다)
14/08/13 13:11
저는 하루키가 너무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여기서 그런 분들 만나니 반갑네요.
왜 내 주위는 하루키 팬들 뿐인가...
14/08/13 13:14
크크. 그런데 사실 전 아직도 하루키를 좋아합니다. 양을 쫓는 모험-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댄스 댄스 댄스로 이어지는 중기 작품들은 정말 아끼거든요. 후기의 해변의 카프카는 크기가 작은 판형 탓에 냄비받침으로도 못 쓰고 있어서 곤란하긴 합니다.
제가 10년 전에 좋아했던 외국작가 삼인방이 무라카미 하루키 - 폴 오스터 - 베르나르 베르베르였습니다. 그중 오스터는 여전히 좋고, 하루키는 좀 갸웃거려지고, 베르베르는 책을 확 잡아찢고 싶은 지경입니다.
14/08/13 13:23
어라? 신이 더 나중에 나온거 아닌가요?
저는 빠삐용 먼저 읽고 1차 멘붕을 하고(2) 신 접하면서 아, 그래도 아직 살아있네, 라고 생각했는데... 제 순서가 잘못된 것이었군요
14/08/13 13:29
신이 나중맞습니다.
빠삐용 읽고 1차 멘붕을 하고 신에서 '빠삐용은 단권이라 부족했구나..' 하다가 그 이후에는 '단권은 돈이라도 안아깝지..' 수준?
14/08/13 13:22
하루키는 '갸웃거려진다'는 게 딱 맞는 표현 같습니다.(저한테는요)
폴 오스터는 번역서만 몇 권 읽어봐서 사실 잘 모르겠어요. 베르베르는 재미있기는 합니다. 크크. 묵직한 맛은 없지만 상상력은 인정요.
14/08/13 13:25
폴 오스터는...... 좀 옛날 것이긴 한데 [공중곡예사Mr.Vertigo] 강추입니다.
[환상의 책The Book of Illusions]도 감히 명작이라 평해 봅니다. 잘난척하려는 건 아니고, 왠지 원어로 읽으실 것 같은 느낌에 영문제목을 같이 달아놓았습니다.
14/08/13 13:26
오... 폴 오스터...
오래전에 추천 받아 '우연의 음악'을 봤는데... 시니컬한 취향이 있어 아주 맘에 드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맘이 아파 다른 작품을 이어서 읽어볼 엄두를 못낸, 저에게는 독특한 작가지요. 이 기회에 다른 작품좀 추천해 주셔도 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새드앤딩이 싫어지네요... 와싸다 자유게시판에 폴 오스터 작품을 번역하신 황보석님이 활동을 하시지요. 번역이 차분하고 꼼꼼해서 젊은 여성 번역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불같은 성격의 어르신이었습니다...
14/08/13 13:29
최근... 그러니까 2000년대 후반부터 폴 오스터도 해피엔딩이 늘어났습니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좋더라고요. 해피엔딩이라면... 위에도 말한 [공중곡예사]는 개고생 후 해피엔딩입니다. 그리고 [브루클린 풍자극]이 전체적으로 밝은 편입니다. 해피엔딩인가...? 뭐 일단 해피엔딩일 겁니다. 일단은요.
14/08/13 13:54
폴오스터의 '달의 궁전', '뉴욕3부작' 추천합니다.
폴오스터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웨인 왕 감독의 '스모크'란 영화도 완전 강추합니다.(카메오로 폴오스터씨가 나옵니다.)
14/08/13 13:16
하루키가 인기를 끌던 시절을 생각하면.. 딱딱하고 무거운 책들 사이에서 일종의 도피처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감정이 있긴 있었습니다. 일본 및 서구에 대한 동경도 약간은 있을 수 있고.. 청춘 3부작은 그 자체가 판타지 스러우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던.. 이제는 제가 나이도 들고, 사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그러다 보니 신간이 나와도 손이 가지 않더군요.
14/08/13 13:34
아. 다행히도 커밍순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게 있는데 아래한글 10포인트 기준으로 대략 30쪽 가량 될 것 같네요.
피지알간행물윤리심의위원회(...)의 기준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조만간 올릴 수 있을 듯합니다.
14/08/13 13:57
하루키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맛깔나고 좋지요.
1인칭 시점으로 쓴 작품들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초기 때부터 쭉 1인칭 시점으로 쓰다가,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부터 3인칭 시점으로 바뀌었죠. 그렇게 바뀌고 나니 몰입도가 좀 떨어진 것 같습니다.)
14/08/13 14:19
고등학생일 때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를 정말로 좋아했지만 그 이후 하루키의 책을 읽지도, 구입하지도 않았습니다. 둘다 여러번 읽었지만 읽을수록 조연들의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꼈던 것 같네요. 특히 해변의 카프카는 주인공이 맘에 안들었던...;;;
14/08/13 14:46
이해를 창선생님 작품 중 제일 좋아합니다. 작품의 주제는 '더쿠는 안 된다' 는 게 아닐지...크크크 언젠가 맘 잡고 장편 좀 제대로 써 주셨으면...
14/08/13 14:24
저도 사춘기때 한창 하루키나 츠지히토나리 등 일본소설을 많이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청승맞고 우울하고 그래서 안보게된 것 같네요. 오히려 그때부터는 히가시노게이고의 팬이 됐는데 추리소설도 많이 읽다보니 예상이 돼서 요즘은 일본소설 자체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14/08/13 15:08
하루키는 글이 좋은지 어쩐지 모르겠는데
독자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잔기술을 자꾸 쓰죠 .. 섹슈얼한 스토리들.. 정말 별롭니다
14/08/13 15:15
하루키의 책들을 보면 결국 하루키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성행위를 통한 깨닮음 추구"
성행위에 섹슈얼한 의미를 최소화 시키고 사람 사이의 합일이라는 면을 극대화 시켜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치환하는 거죠. 이런 면이 얼마나 공감이 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4/08/13 15:24
하루키 소설은 해변의 카프카, 1Q84, 상실의시대(노르웨이의숲) 3권 본거같은데...
세련된 필력으로 훅훅 넘어가고, 어디선가 본듯한 다른 장르의 영역을 끌어들이는데 아주 능합니다. 그런데 그 이상은 영 아니네요...해변의 카프카가 뭐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네 형제들처럼 걸작을 쓰고 싶은 욕구를 담아 만들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대단한 실례가 아닐까...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 작가들중에 또 하루키만큼 쓰는사람 찾기가 어렵네요. 물론 제가 고전 위주로 읽어서 그런걸수도 있겠습니다.
14/08/13 15:47
그리고 툭 하면 병맥 캔맥 때리고, 온갖 장르의 음악 제목 늘어놓고,
가끔 옷도 한 번 다리고, 사라다도 한 사라 만들어다 먹고 정사를 비롯, 매번 유사한 패턴 유사한 중얼거림의 연속이지만 "하루끼니까" 하고 읽게 되는 맛이 있지요. 다만 거기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거나, 이렇다할 문학적 성취가 있는 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가볍고 재밌어서 읽습니다. 좋아하기도 하고요.
14/08/13 16:55
확실히 근데 색채없는 다자키 스쿠루는 보면서도 그렇고 하루키가 이제 좀 성장한 사람의 글을 쓰는구나(장편으로)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작들도 물론 재밌었지만, 뭐랄까 20대와 30대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많이 차이나더라구요. 장편과 수필의 통통튀는 생각들이 어떻게 한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건지도 재밌구요 :)
14/08/13 17:10
개인적으론 무라카미 브라더스(하루키, 류)는 글을 잘 쓰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평론이나 대중이나 평가가 좋으니 제가 이상한 거겠지만요.
차라리 감수성이나 문장력에선 비슷한 계열로 볼 수 있는 에쿠니 가오리가 낫다고 생각해요. 링크된 후기 글의 심정이 제 생각과 참 비슷하네요. 보다 접었고 보다 때려치웠고... 그런데 이 글 보니 하루키 읽어볼까 싶네요 크크크
14/08/13 18:43
세상에 읽을게 차고 넘치는 와중에 작가의(대표작으로 지칭되는 그 작가 최고의 작품만 보는 게 아니라) 전 작품을 다 읽고 그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에 걸쳐 연계되는 이야기를 읽어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다니 그 작가 입장에서 이보다 더한 팬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게 상실의시대였던가.. 등장인물 전원과 섹스를 하길래 '나중엔 이 할머니랑도 하겄다' 했더니 "아 거긴 그냥 주름이야" "농담하지 말아요"라는 대사를 치며 진짜로 하길래 보다 웃어버린 기억이 납니다. '모든 플래그가 다 서버린 미연시 리플레이냐' 생각하고선 이후로는 별 흥미가 안드네요. 본문에 쓰신 해석은 어째 하루키에 대한 조롱처럼도 느껴집니다. 자기가 많이 가진걸 대수롭지않게 여김으로써 사람은 자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섹스를 갈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비해서, 섹스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늘상 하는 사람은 더 쿨하다.. 라는 식으로. 젊은 몸이 있고 그것 밖에 없는 청춘들에겐 섹스는 쉽게 할 수 있는 흔해빠진 일상일 수 있습니다. 그 젊은이들은 소유한 기반이 없다는 면에서는 쩌리이지만, 섹스의 관점에서 보면 쿨하고 난놈이 될 수 있지요. 한데 그러다 늙으면 섹스가 전처럼 흔한것이 아니게 됩니다. 하루키가 늙어감에 따라 하루키 작품 세계에서 인물들이 섹스를 대하는 자세가 바뀐다는 건 작가 자신이 젊어서는 풍요로운 섹스를 통해 쓸데없이 쿨함을 과시하는 입장에 이입하다가 그 자신이 점점 늙어 그 풍요를 잃으면서 더이상 섹스를 통해 쿨함을 과시하는 입장에 이입할 수 없게되자 슬슬 입장을 바꾸어 섹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14/08/13 18:56
개인적으로 이 사람의 섹스 묘사 나아가 여자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지극히 남성 중심인 게 느껴져서 같은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불편해질 때가 많습니다. 제가 예민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만약 제가 여자라면 이 사람 소설 보면서 그렇게 유쾌한 기분이 들 것 같진 않은 데...
14/08/13 23:26
한창 유행할때 보긴했으나 저랑 안맞아서 한권만 봤네요 ;
허세의 극을 보는거같은 문체랄까 저랑 너무 안맞아서 상실의 시대 한권보고 하루키는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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