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pgr사이트에서 오랫동안 글을 써온 유저 김치찌개님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한 분이 글에서 제목에 김치찌개님을 언급하며 <전 김치찌개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pgr21.com/pb/pb.php?id=freedom&no=50093 > 라며 글을 올렸죠. 이분은 글을 통해서 김치찌개님의 글이 그동안 [도배금지]라는 많은 사이트에서 금지하는 부분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기에 불편함을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어서 김치찌개님이 <이거 뭐 무서워서 글 올리겠나요 pgr21.com/pb/pb.php?id=freedom&no=50094 >라는 글을 올리고 자신의 감정을 토했고, 먼저 올라온 글보다 두 배 가까운 댓글을 달면서 사람들이 열띠게 생각을 말했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해서 제 생각을 환하게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크게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에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사람들이 이 일을 다루면서 정말 pgr이라는 모임을 지탱해나갈 규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문제를 가장 깔끔하고 단순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되고 있기 보다는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고, 비아냥거리고, 꼬투리잡고 그런 일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규정을 정비하기 보다는 어떤 사람들은 떠나고, 또 어떤 사람은 감정을 쌓아두고 남는식으로 근본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덮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저는 사람들이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해결을 위한 글쓰기는 다음과 같이 써야합니다.
1.어떤 사람을 문제로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의 아주 선명한 행적을 문제로 해야 합니다.
2.pgr의 구체적인 규정, 혹은 아직 규정은 아니지만 규정이 되어야 마땅한 것을 바탕으로 행적이 문제인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3.그 사람에게 두루뭉실하고 설픈 요구가 아니라 아주 선명한 행동을 요구해야합니다.
이렇게 처음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판을 까는 사람이 시작해야 한다고 보며, 이런 틀에서 벗어난 사람을 도리어 비판하고 경계하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어떤 사람을 문제로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의 아주 선명한 행적을 문제로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을 문제로 할 때에 크게 세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①먼저 그런 비판을 받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주 위축되고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②두번째로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은 자칫 올바로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 인신공격을 하기 쉽습니다. ③세번째로 인신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정당한 비판도 인신공격 수준의 비판과 어울려 사람을 상처입히게 됩니다.
①사람을 문제로 할 때 그런 비판을 받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주 위축되고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pgr에 글을 남겨보고 그 글에서 오히려 글을 남긴 자신이 여러 사람들의 공격대상이 되어 본 사람은 느껴본 적이 있을겁니다. 크건 작건 자신에게 향한 날이 선 댓글들을 읽고 올바른 논리를 펴기는 어려워지고, 자신에게 날이 서 있다는 생각에 짜증까지 내게 됩니다.
②두번째로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은 자칫 올바로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 인신공격을 하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문제로 삼고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공공연한 생각이라는 확신이 들 경우, 그 사람에게 가지고 있던 다른 불만을 인신공격이라는 것을 알고도 하거나, 때로는 인신공격을 하는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크건 작건 인신공격은 정당할 수 없으며, 넓게 봐도 문제에 한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③세번째로 인신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정당한 비판도 인신공격 수준의 비판과 어울려 사람을 상처입히게 됩니다. 일대일의 관계라면 정당한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뻔히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 걸 아는데 자신은 꼭 정당한 비판을 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이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비판받은 사람이 날카롭게 되어 말을 내뱉거나, 혹은 아얘 대꾸도 하지 않는 일을 할때 세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꼬투리를 잡는 일은 아주 비겁하다고까지 생각합니다. 자기가 문제로 하는 사람에게는 예의를 지키라고 말하면서 왜 자신은 그 사람에게 향하는 칼에는 눈감습니까? 또한 그사람이 에너지를 들여서 정당한 비판과 인신공격을 구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무례한 요구를 합니까?
반대로 어떤 사람의 아주 선명한 행정을 문제로 삼을 때에는 이런 일이 적게 됩니다. 이번 사건을 예로 들자면 그동안 논란이 되었고 글쓴이가 침묵한 글을 몇 가지로 링크를 걸면 됩니다. 어떤 사람의 도배수준의 글을 문제삼고 싶다면 최근에 그런 일들을 스샷으로 찍고 올리면 됩니다. 그러면 적어도 괜히 그 글에서 그 사람에 대한 온갖 인신공격과 두서없는 비판이 나올 일은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사람도 딱 그 행적에 대한 변명과 변호를 하면 됩니다. 이것만 해도 저는 pgr에서 맴도는 나쁜 감정의 순환을 상당히 죽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2.pgr의 구체적인 규정, 혹은 아직 규정은 아니지만 규정이 되어야 마땅한 것을 바탕으로 행적이 문제인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이 논란이 시작했던 글은 <도배 금지>라는 규정을 들어서 김치찌개님의 행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이트에는 <도배 금지>가 있지만 예외가 있다는 것을 그 글은 넉넉히 담지 못했습니다. 이런 두루뭉술한 부분에서 시작했기에 논란이 하염없이 번져나가고 많은 사람들의 댓글은 잡동사니가 되어서 제대로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댓글은 논리보다 감정으로 맞부딪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행적이 왜 pgr에 문제가 되는지, pgr의 구체적인 규정이 되어야 마땅한 것을 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첫 글이
-도배 금지는 모든 사이트에서 반기는 일이 아니며
-특히 pgr의 자유게시판은 글 올라오는 속도가 느려서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지금 pgr의 도배 규정인 ~~~는 유머게시판의 경우 어차피 유머자료의 본질이 정확한 지식보다는 빠른 전파에 있으므로 적절하지만
-자유게시판에서는 좀 더 섬세한 규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나는 그 기준으로 ~~~ 규정을 만들 것을 주장한다.
적어도 이 정도만 말했어도 다른 사람들이 <도배 금지>라는 말을 다른 기준을 덧붙여가며 두서없이 넓히지는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도배 금지가 아닌 피드백 없는 도배 금지를 막고자 했다면 그걸 논거로 다른 누군가가 글을 만들면 될 일입니다. 이렇게만 되더라도 쓸모없는 감정소모를 막고 논거와 논거가 부딪힐 수 있는 길을 사람들이 분명히 알고 그 틀에서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3.그 사람에게 두루뭉실하고 설픈 요구가 아니라 아주 선명한 행동을 요구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문제 행동을 자주 한다고 말한 사람에게 두루뭉실하고 설픈 요구가 아니라 아주 선명한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이 부분은 1, 2를 잘 따랐다면 저절로 나오는 규칙이라 생각합니다. 1,2에 제가 말했던 내용과 합하면 행동 요구는 이런 형식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그 사람이 남긴 글 1, 2, 3 링크) 이렇게 남긴 글은 pgr이 앞으로 지탱하는 데에 있어서 유저들끼리 합의한 규정인 (x, y 규정 제시)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A, B, C)를 딱 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이 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숨어있을 겁니다 '사실 어떤 사람은 당신이 (D, E, F)도 하길 원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한 바 없거나, pgr지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규정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나아가 불필요한 감정싸움으로 당신을 공격하려 하는 것도 아니고, pgr에 독이 쌓이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간결하게 비판할 수 있고, 비판받는 사람도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할지 알며, 딱 그 행동만 가지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끝맺겠습니다. 저는 글을 쓰며 활동하는 사람도 규정을 따르면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보지만 어떤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글을 올린 사람에게 pgr 공식 규정 말고도 여러 가지 예의를 시행착오 겪으며 다져왔고, 그 가운데 '피드백 예의'가 이번 일에 크게 문제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판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예의는 우리가 크게 관심 가지지 않았거나, 나의 편이란 생각에 지나치게 관대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예의도 다져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1.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행적이 문제다. 가능한 링크를 곁들여서 손에 잡힐듯이 비판하자.
2.그 사람의 행적이 pgr의 어떤 규정에 벗어나는지, 혹은 규정은 아니지만 어떤 예의에 벗어나는 지 정확히 말하자.
3.추상적 요구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행동만 지적하자.
이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어떤 사람을 문제로 만들 때, 판을 까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의 틀입니다. 강제는 아니지만 제가 이야기한 생각과 원리들을 생각해서 앞으로 올라오는 비판글을 바라보는 근거로 참고할 수는 있겠지요. 여기에 대해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ps. 지금 잡니다. 사람들이 깨있을 시간에 피드백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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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파이어 돼서 댓글이 수십 수백플 넘어가는 글들
보면 댓글들이 대게 <시비조이거나 냉소류> 로 빠지는 것 같더라구요.
문제해결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함정이자,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라고 해야할까요..
(아닌 댓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yangjyess 님이 언급해주신
레지엔님 댓글이 그런 댓글 같구요..)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지나치게 자신의 입장에 과몰입한 나머지
문제를 직시하고 그 문제에 맞춘 해결책을 모색해야할 때에도
'문제'가 아닌 '사람'을 비난하거나 옹호하는 데에서 끝나버리는
토론은 많이 아쉽습니다.
새벽에 생각해볼 여지를 주는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천 드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