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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15 22:59:06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포르노를 찍는 부부와 도덕

"every couple has sex. we just do it live on a website."

도덕은 사회 문화적으로 형성된 당위와 금지의 총합이며, 암묵적 룰입니다. 그것의 본질이 룰이기 때문에, 사회에 속한 개인은 그 도덕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롭기 힘들며, 그에 저항할 경우 상당한 사회적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부도덕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즉각적이며 본능적이며 자동반사적으로 발생합니다. 때문에 충분한 사유와 고민, 절차(삼심 재판 같은)를 통해 집행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도덕은 개인을 억압하는 기재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도덕에 대한 비판, 혹은 도덕으로부터의 이탈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도덕이 작동하는 방식이 지극히 자기완성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고하니, "그것이 부도덕적인 이유는 부도덕적이기 때문이다"와 같은 형태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학생은 두발을 단정히 해야한다."는 명제가 있겠습니다. 왜 단정히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단정한 것이 학생다운 것이라고 답할 것이며, 왜 단정한 것이 학생다운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대답할 수 박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뿌리에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학습받은 인지가 맴돌 뿐입니다. 그러나 이 명제는 근 수십년간 한국 공교육에서 유효했던 시각입니다. 사회화 과정에서 각인된 학습된 인지는, 본능으로 둔갑합니다.

문제는 그 학습된 인지, 명제가 과연 타당한 것이냐는 겁니다. 우리는 수많은 '이제는 한심해 보이는 과거의 멍청한 도덕관'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때 그것들은, 우리들이 당연히 생각하는 도덕 당위들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던 평범한 도덕관들이었으며, 그렇게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억압하는 기제가 되어오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에 대한 시각은 개인의 신념, 가치관의 차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곤 합니다.

근대로 접어들며 법과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사회계약설이나 천부인권과 같은 '가상의 전제'는, 그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 하기 위해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꾸준히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그 내적인 논리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치열히 이루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도덕적 당위들도 그러한가, 의문을 품게 됩니다. 물론 도덕은, 법이나 국가보다는 훨씬 인간을 '덜' 억압하는 대상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법이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떠돌만큼, 그것이 결코 가볍기만 한 대상인 것도 아닙니다.

동영상 얘기를 하겠습니다. 포르노를 찍어,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버는 부부입니다. 물론 미국에선 합법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라 한들, 그 시각이 도덕적으로 긍정적일리는 없을 겁니다. 한국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러나 저 부부로 말미암아 피해를 입는 대상은, 딱히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저 부부를 어떻게 평가해야합니까? 도덕적 당위에 의한 평가가 저 부부에 대한 부당한 억압으로 작용한다면, 그 도덕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것입니까?

도덕도, 법 만큼이나 그 내적인 논리를 충실히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못한 도덕은 도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해진 절차에 따라 법전을 고치면 되는 법과는 달리, 도덕은 수정이 불분명하고 불연속적으로 변화합니다. 때문에 어떤 지극히 멍청한 도덕관이란 것이 있다 한들,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이상 그것은 도덕으로써 유효하며 작동할 것입니다. 이런 병폐를 막기위한 최소한의 수단은, 취존중, 냉정한 이성, 본능의 마비입니다. 우리는 도덕의 실현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무관심이 아닙니다. 본능적이고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지나치게 뜨거운 요리는 식혀 먹는 게 옳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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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강철대오
11/10/1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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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과 페이머스는 구분되어야 하지요.
Kristiano Honaldo
11/10/15 23:06
수정 아이콘
혹시나 해서 얘기하고 넘어가는데
나경원 후보 때문에 작성하신건가요?
그렇다면 예가 틀리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위에 글 내용의 상당 부분은 동의가 갑니다만
절름발이이리
11/10/15 23:06
수정 아이콘
나경원과는 관계 없습니다. 공인은 이미 단순한 '개인'이라고 볼 수 없지요.
에휴존슨이무슨죄
11/10/15 23:06
수정 아이콘
동영상 내용은 저는 별로 거슬리는게 없네요. 딸을 키우는것과 더불어 경제력이 없어서 저러는건데, 설사 그런 이유가 아니라해도...아예 야동자체가 불법이라던가 그렇다면 모를까.

근데 섹스가 점점 일이 된다는 부분은 음...
마바라
11/10/15 23:07
수정 아이콘
스와핑 같은것도 뭐.. 그 부부들로 인해 딱히 저희가 피해를 볼것도 없죠.

p.s 근데 작성자를 지금 확인했습니다.. 제가 기차에 올라탄건가요.. =_=
진리는망내
11/10/15 23:10
수정 아이콘
기대를 하고 동영상을 클릭한...
제가 나쁜 놈이겠죠.
11/10/15 23:11
수정 아이콘
포르노를 통해 돈을 벌수 있다면

그게 현 사회의 구조라면

뭐라 딱히 어떻게 해야되나 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11/10/1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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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못알아듣겠어요..전혀..흑...
키둑허허
11/10/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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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논의를 더 확대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딱히 시각화된 성행위에 국한된다면, 비도덕적이다...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경우에 따라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수는 있겠지만요. 따지자면... 미덕과 정반대되는 위치에 있는 거랄까요. 권장되지는 않고 눈쌀이 찌푸려질 순 있지만 범법도 아니고 (미국내에서는) 강제로 막을 수도 없는.
11/10/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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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상간과 같이 사실 강제할 이유가 크게 없지만 사회적인 터부가 되어버린 경우나 SM과 같이 가학적 성행위 역시 상호간의 합의가 잘 얻은 상황에서 강압적이지 않다면 이를 통제할 어떤 합리적인 근거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냥 제 관점에서 봤을 때 딱히 막을 근거를 찾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혹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도덕률 확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피터 싱어의 저서나 코멘트를 많이 참고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기반은 공리주의 철학인데, 사회에서 당위적으로 받아들이되 합리적 근거가 부족한 규칙에 대해서 많은 반론을 펼치는 철학자입니다. 사람들의 그의 주장에 반발심을 대개 느끼는데 딱히 재반론을 펼치기도 어렵게 치밀한 논리적 근거로 고정관념에 태클을 날리죠.

개인적으로 저 부부에게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사회적 통념에 맞춰서 자라게 될 아이가 부모의 생활을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을 감안한다면 책임감있는 행동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11/10/16 00:22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밌는 동영상 잘 봤습니다.

저 부부는 "부부관계는 둘만의 기억이고, 남들과 공유되어서는 안된다"는 도덕적 명제와 "성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은 부도덕하다"라는 명제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네요. 저런 부부를 방송으로 보여주는, 또 기꺼이 방송에 출연한 부부의 용기가 더 놀랍기도 하네요.

저도 저 부부를 비난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이리님의 말씀처럼 "대중적 지지에 의한 도덕"에는 강력하게 어긋난것은 분명해보이네요. 저 부부는 쿨하게 아이가 클때까지는 이런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맞나요??), 그것과는 별개로 아이가 부모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을겠죠. 아이를 위해(더 많은 돈을 아이에게 쓰기위해) 저런 일을 한다는 말과 상충되는 부분이네요.
11/10/16 02:01
수정 아이콘
이제 섹스에 물어야 할 책임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론 콘돔덕에 생명잉태의 책임이 면제된 후로 성윤리는 급속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포르노를 찍건, 스와핑을 하건, 원나잇을 하건, 대상의 남녀노소를 가리는 것도 무의미 한것 같습니다.
단,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 이것만은 변하지 않을것 같고,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실상 근대 이전에 마지막으로 세상을 지배했던 사상이 워낙 금욕적인 것(기독교, 유교 등)이어서 그렇지 고전사상들은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문란한 것을 용인하기도 했었죠. 성윤리가 현대에 오면서 약화됐다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 본능에 반대되는 시대 사상에 억압된것이 마치 태엽이 풀리듯 풀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의 표현이나 행위, 그로인한 관계형성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섹스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안에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사랑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기서의 사랑은 연인의 사랑이 아닌 인류애 정도의 의미로 썼습니다)

섹스의 동물적인 면 때문인지, 문란함이 폭력성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게 배설인지, 섹스인지 분간하는 윤리의식은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원한초보
11/10/16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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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후보 실드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단란주점 세주는게 국회의원으로서 부도덕한 행동이라는 명제에 반박하기위해 올리신 글이군요.
본문의 논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멍청한 도덕인가에 대한 판단은 이리님하고 저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날꺼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위에 얘기한 국회의원 자질기준에 대해서 멍청한 도덕성이라고 생각하실꺼 같습니다.
본문의 부부에 대해서 저는 도덕적으로 비난할 생각없지만 그 부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모두
멍청한 도덕관을 가진것은 아닙니다.
아마 글쓴 분은 매춘이나 포르노나 크게 별차이 없을꺼라고 생각하실꺼 같아서 편의상 같이 묶어서 얘기하겠습니다.
매춘은 인류역사상 항상 존재해 왔기때문에 필요악이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할때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성을 상품화하는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꺼 같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포르노를 찍는 행동이 아무한테도 피해를 주지 않을꺼라고 너무 쉽게 장담하시네요.
자식들 입장은 어떨꺼 같나요? 사회적으로 포르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 괜찮을꺼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에서 아이들이 너네 부모님 포르노 봤다고 그 얘기 도덕적 비난 없이 아주 재미있게 얘기한다면
자식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까요?물론 이해는 할 수 있겠죠. 그러면 부모님 포르노를 광고라도 할 수 있을까요.
끝으로 도덕이 암묵적 룰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양심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행동도 단순히 사회에 필요한 룰로서 존재하는 걸까요?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계속 고민이 되네요.
영원한초보
11/10/16 02:33
수정 아이콘
단순히 자식에게 수치심을 주느냐 안주느냐로 비도덕성을 판단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부모 직업이 청소부라서 느끼는 수치심과 포르노 배우라서 느끼는 수치심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도덕이 내면에 스며들어서 만들어진 양심도 있겠지만
저는 인간이 나면서 부터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존엄성도 여기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고요.
영원한초보
11/10/16 02:48
수정 아이콘
인간이 나면서 부터 지니는 인성에대해서 이리님은 지금까지 경험상 발견하지 못하셨기때문에
이 점에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신거 이해합니다. 그동안 글을 보면서 그런 점 많이 느꼈습니다.
인성을 증명하는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때문에 부정하시는거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늑대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구체적으로 아는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추론하건데 도둑질에 대한 개념이 없을꺼 같고요. 더 심하면 살인에 대한 죄책감도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덕의 범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그 폭이 넓습니다.
제가 인간의 존엄성 이야기를 해서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특별함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기때문에 때문에 특별해서 존엄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굳이 동물과 구별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특별하고 존엄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라는 실체는 찾기 힘드니 이를 부정하시겠지만 저는 이게 인간에게만 있다고 생각안합니다.
여러 동물에게서도 인간과 같은 마음이 있다는걸 느꼈기때문에 마음이라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낸
실존하지 않는 추상적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끔 동물들을 관찰해보면 인간보다 도덕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것들도 동물에게 내려저온 사회문화적 관습과 학습때문에 생겨난 것일까요?
이런 생각들을 어디까지 어느 생명까지 적용해야 하는지 불분명하지만
마음이라는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11/10/1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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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불법도 아니고 딱히 남에게 과한 피해를 준다고도 보기 힘든 일이니까요.
도덕에 대한 생각도 거의 일치하구요.

여담으로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 절름발이이리님과 거의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참 오프라인 세상서는 어떻게 사시는지가 참 궁금하더군요. 크크
다크나이트
11/10/16 03:03
수정 아이콘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상관없다'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장이지만, 이건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시각입니다. 아이러니하죠.
자유주의자들, 공리주의자들의 시각과 일맥상통합니다.
한국 사회가 급격하게 개인주의 사회로 접어든 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동체적 시각을 상실해버렸어요.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인 마약만 예로 들어보죠.
마약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 왜 문제가 될까요?
다크나이트
11/10/16 03:23
수정 아이콘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집단을 이루고 살아가죠.
그 집단이 천부적인 것이든, 자신의 선택이든간에 말이죠.
그 집단 속에서의 개인적인 결정은, 결국 그 집단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요.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개인적인 결정이, 우리 집단의 다른 사람에게는 구속하는 족쇄가 될 수 있지요.

저 시각은 '나만 잘 살면 된다'라는 명제와 다를게 없습니다.
공동체의 간섭이라 여기기 이전에 개개인이 먼저 공동체적 시각을 함양한 다음, 그 선에서 개인적인 자유를 누려야한다는거죠.
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1/10/16 03:23
수정 아이콘
보통의 도덕률 안에서 보는 포르노와, 도덕률 이외의 영역에서 보는 포르노를 구별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아, 이거 쓰고 나니 문장이 이상하군요.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주세요).

포르노가 대외적인 어떤 것이 아닌 사적인 공간에서 소비되는 것이라는 특성이 있기도 해서... 미성년자를 착취하는 경우나 가학적인 장면 촬영을 위한 착취행위가 아니라면야 굳이 공리주의까지 적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다시 말해 포르노를 불법화하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대한 검열이 되는 것이라, 빨간 팬티를 못 입게 한다거나... 와 비슷한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빨간 팬티를 못 만들게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라나요? 둘 다 해당될지도 모르겠군요.

차라리 금전을 통해 편리한 경로로, 규격화된 성적 판타지로 만족하다보니 오히려 몰개성화되는 어떤 것을 경계한다면 몰라도(해당 상품의 질적 측면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인간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니 이럴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은 물신화되는 사회의 근간 같은 것을 공격한다면 몰라도, 단순히 이런 특정 상품에 대해 도덕적 판가름을 한다는 것은 불가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 전에 포르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몇편 봐서 뭐라고 할 말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기억력 감퇴와 언어능력 저하로 인해 말이 잘 안나오는... 생각나면 나중에 폐기물같은 댓글이라도 보태겠습니다.


(첨언)


흠... 어쩌면 이건 성윤리가 공동체윤리에서 다소 자유로워지면서, 성적 문란함이라는 개념이 전근대적인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시각 역시 사회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라서...


다시, 그러니까, 어쩌면, 성윤리에 대한 간극이 있는 상황에서, 그러니까 성적 영역이 사적 영역이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한 입장이 갈리는 상황에서, 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입장도 이것이 온전히 사적 영역이냐, 아니면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이고 사회적인 영역이냐에 대한 입장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를 후자로 생각한다면, 사적 영역에 적용되는 자유주의적 입장을 그대로 끌어오기에는 상당한 반발이 있겠죠. 전자의 입장이라면 자유주의적인 입장으로 충분히 설득될 수 있을 것이고 말입니다.
고로, 편리하게 긍정만 하거나, 부정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거죠.

제가 배운 입장에서는... 아동 및 가학 행위 등을 통한 착취형 포르노 시장의 해악을 일단 해결한다면, 포르노 산업이란 사적 영역에 작용하는 상품이기에, 그리고 점점 사적 영역으로 밀접하게 침식해들어가는 상품이기에 자유주의적 입장이 충분히 먹히리라 생각합니다... 만 확신할 수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소비와 생산의 역전 관계 때문이기도 하고...

무튼, 한쪽 입장으로 강요하고 재단하는 말들이 폭력적이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당위에 대한 섣부른 말들 말입니다.


(쓰고나니 본문하고 비교해서 별 내용 없군요 -_-)
Montreoux
11/10/16 03:24
수정 아이콘
1. 읽자마자 든 생각은 자기지칭적self-referential 렌즈(전문용어로 셀카^^)를 들이대 보니 나는 어렵겠다, 몸매가 안돼서. 였습니다.
2. 세계, 타인, 나에 대한 신념으로도 무해하고 & 어떤 주어에 대입시켜도 비대칭적이 아니니 비도덕적이지 않습니다, 제게는.
3. 부부라서 더 관대한 시선일수 있을까, 자녀에겐 어떨까를 생각하니 골이 약간 빠개;;집니다.
글쎄요... 어렵네요. 타인이나 세계와는 상관없이 제 자신에겐 unknown knowns 영역 같아서요.
11/10/16 03:38
수정 아이콘
법과 윤리에 적용되는 기준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는 자유주의가 옳습니다. 하지만 윤리에 있어 법학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자유주의를 채택하면, 윤리의 실체가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옳은 것이라는 말은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어졌다는 말이기기 때문입니다.
윤리에 관한 논리적 설명은 설명을 위한 설명에 불과합니다. 논리적 근거에 의해서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윤리적 기준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의 기준이 먼저고, 우리는 왜 그런 기준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논리적 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리는 기준은 이성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자유주의라고 생각합니다. [m]
아야여오요우
11/10/16 04:23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견해로는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무슨 행동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몽키.D.루피
11/10/16 04:29
수정 아이콘
이번에 오마이스쿨 핏캐스트에 올라온 최진기 샘 공개 강의 보면 이와 비슷한 논의가 잠깐 나옵니다.
봉건시대에는 사람 자체를 사고 팔았는데 자본주의 시대에는 사람의 노동력만 사고 팔기 때문에 좀더 진보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을 노동력이라고 본다면 사고 팔아도 되는 것이고, 인격으로 본다면 사고 팔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라는 취지의 말씀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생각이 갈라지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11/10/16 05:47
수정 아이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남녀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회적인(혹은 본능적인?) 수치심에 하지 않는, 그런 노동으로 돈을 쉽게 번다는 점에서 좀 따가운 눈총을 받아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섹스를 쉽게 생각해서 아무나와 하는, 그래서 포르노가 돈벌이도 되지 않는 시대가 오지 않는 이상...
저라면 이런 사람들, 한심하게 볼 것 같아요.
차사마
11/10/16 06:31
수정 아이콘
포르노가 합법화 된 국가에서도 각종 종교단체나 성표현을 정서적으로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법적으로 단죄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사람들은 바보 취급받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마치 인종차별자와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정서적, 또는 관습적인 혐오감이나 거부감으로 타인의 성적 취향이나 성표현을 단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한국은 그것을 음란죄로 단죄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우선은 이 문제를 먼저 논의하고 해결해야 됩니다. 이 두 부부 이야기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먼 이야기죠.
11/10/16 10:14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11/10/16 10:40
수정 아이콘
음..회사라 소리를 켜고 못보는지라 본문이해를 못했습니다만..(뭐 켜도 마찬가지..)

세상엔 이미 수많은 포르노배우와 자신들의 성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많잖아요.
저들이 다른건 다른이들과 성행위를 하는게 아니라 부부의 성행위를 공개한다는거? 그냥 컨텐츠의 신선함 말고 다를게 뭐있나 싶네요.

비난의 정도가 변한 지언정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저런류의 일 종사자가 도덕적 비난으로 부터 완벽히 당당해 질수는 없을겁니다.

일부일처제건 다처제건 인간이 짝짓기를 마음내키는 대로 아무하고나 할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는 이상말이죠.
11/10/16 12:10
수정 아이콘
도덕과 관련해서는, 최근에는 진화심리학쪽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국내에는 재야학자인 이덕하님의 글이, 인터넷에서 구해서 읽어보기 쉬운 편이니 한번쯤 읽어보시는것도 좋겠군요.
아.. 이덕하님이 만든 까페가 있었군요 역시.. 찾아보니 나옵니다.. 하하
http://cafe.daum.net/Psychoanalyse/
나도가끔은...
11/10/16 12:10
수정 아이콘
전 진정한 도덕성은 자신의 희생이 포함되어야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대로 내키는대로 원하는대로 다 해가며 도덕적인 사람이 있을 수는 없는거죠.
종교와 철학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고민하며 생겨난것 아니겠습니까.
어감상 도덕과 부도덕은 도덕성이 있는지 아닌지로만 나뉘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 경계선은 매우 모호해지게 됩니다.
포르노찍는 부부를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시는 글쓰신분과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하는 제 가치관의 차이는
5드론과 노배럭 더블의 차이보다 훨씬 크니까요.
절름발이이리님께서 우려하시는 부분이 어떤것인지는 알겠습니다.
'모호한 기준선' 가운데에서 제가 이리님께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짓을...' 이라고 말한다면 제 말에 호응하는 다수의 사람이 있을지언정
님께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불합리가 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서두에 말씀드린것처럼 두 부부의 행동에는 자녀를 위한, 친지를 위한, 사회를 위한 어떠한 희생과 배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들을 부도덕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는 입밖에내지 않겠습니다.
11/10/16 12:1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중간중간 댓글에서도 읽어볼만한 내용들이 많네요.
아우디 사라비아
11/10/16 12:56
수정 아이콘
포르노를 찍는 부부와 이리님(주로 다른글의 댓글)은 묶어서 비난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 "무례"하다는 거지요

키가 큰사람을 보고 "당신은 키가 매우 크군요"라고 하는 것은 전혀 비도덕적이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어떤 맥락(예를 들어 뭔가 신체적결함이 있거나 큰키 때문에 머리를 부딫쳐 다던가 등의)에서는 비난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그저 많은 사람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도덕율이 작용할 여지는 있습니다
...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느껴지더라도 할수 없습니다 세상은 원래 부조리하고 이성보다는 감정,감성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저와 제친구는 일찌감치 위와 같이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 인간의 본능은 "이성"이다 인간은 본능을 감춘채로 살아간다
순모100%
11/10/16 13:24
수정 아이콘
포르노로 돈을 버는 부부의 이야기...

일단 이들이 소위 '도덕적 억압'을 받는 피해자로 하기엔 애매한 대상이긴 하네요.
행동의 자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는게 맞지만 반대로 또 누군가가 그것에 대해 눈살을 찌푸릴 자유도 있어서...
이들에 대해 정말 심각한 억압이라고 볼만한 구체적인 상황이 없다면 도덕적 억압을 논할 객체로 보기 좀 어려울 거 같습니다.
특히 성관련 직업은 사회도덕적인 시선에 대한 감내에 따른 높은 금전적 대가로 형성된 직군이라 더더욱 그렇구요.
이런 심리적 패널티가 사라진다면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성행위를 유포하며 포르노로 쉽게 돈을 벌겠죠.
그런데 왜 안그럴까요?

고정관념을 유지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사회적인 감정의 흐름을 강제하는 것도 무리라 봅니다. 자연스러운게 좋은 거죠.
물론 미디어시대, 온라인시대를 맞아 그 변화의 흐름이 빨라지긴 했습니다. 그게 좋은 건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김연아이유
11/10/16 17:46
수정 아이콘
이러한 사유는 매우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사실 비슷한 문제 오래고민해봤으나 솔직히 아직까지는 답을 잘 모르겠습니다.

"도덕율"과 "인성"이라는 것들이 사회화의 결과이긴한데 그렇다고 그것이 RPG의 캐릭터 스텟정하듯이 완전히 자유롭게 설정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가상적인 이러이러한 도덕율을 가지는 사회를 상정했을때 그 사회가 정말로 가능한것인가 또 얼마만큼 유지될것인가? 또 어디까지 인간의 본성인가 생각해봤을때 가능한 도덕율의 범위는 어느정도 좁혀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시대의 성에대한 이중적인 사회구조는 어느정도 필연적인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질투나, 소유욕, 의사소통의불완전함, 연약한 감정과 그것의 합리화에 복무하는 이성, 이런 근본적이면서 폭넓은 스펙트럽의 것들은 성에 대한 이중 잣대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사회구성과 도덕율이 이세상에 통용되는 세상의 구성원은 지금의 인류보다 뭔가 변화된? 진보된? 존재이지 그것은 지금의 인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덕율에 논리적 바탕을 만들어 주려했던 노력들이 의미있는 시도이긴 하였지만 공허할때도 많았습니다.
내일 태양이 떠오를지 논리적인 근거를 댈수없었던 지금보다 무식했던 시대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논리적근거가 없어 태양이 떠오르지 않을지 불안에 떠는것보다, 내일 태양이 떠오를것으로 가정하고 살아가는게 그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입니다.
생각해보면 논리적인 근거를 댈수없다고 자신을 학대할 필요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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