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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28 02:29:18
Name 화이트데이
Subject [스타1] [추억팔이, 그리고 스타크래프트2까지] 3의 딜레마
1.

첫번째,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2번은 당할 수 있을지라도 3번은 안당한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 가위바위보 싸움이다. 서로 정찰이 안되는 초반 상황 속에서 판짜기, 즉 전략적 선택의 시작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 전략적 선택이 3번 반복된다고 해서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보 2번 내서 졌다고 다시 보를 내는 것을 바보라고 할 수 있는가. 상대가 보 2번을 냈고 세 번째에서는 상대가 가위낼 것을 예측하고 바위를 냈는데 상대가 오히려 보를 내면 어쩔 것인가? 그렇다면 보를 3번 내서, 전부 가위 3번에 당하는 것은? 이 복잡한 싸움에 정답을 낼 수 있을 것인가?


2.

스타판에서 3이라는 숫자가 주는 딜레마는 굉장했다. 3의 딜레마는, 경우를 따지자면 많은 경우가 더 있겠지만, 3연벙이 시발점이었다. 임요환은 3연속으로 SCV 다수를 동원하는 벙커링을 시도했으며 홍진호는 3번 모두 12드론에 앞마당 해처리를 펴는 빌드를 선택했다. 경기가 끝난 후, 수많은 여론들이 오갔고 그 중 일부는 '3연속으로 같은 전략을 써서 당한 홍진호도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물론 이 말은 당시 펠레노르, 머큐리 등 테란이 유리한 맵들로 포진되어있던 상황과 임요환의 전략적 수단에 대한 비난이 겹치면서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이후, 다전제는 3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3.

내가 여태까지 본 프로게이머 중에서 3의 딜레마를 가장 잘 활용한 선수는 이영호가 아닐까 싶다. 이영호의 다전제 판짜기 능력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 능력의 정점을 발휘했던 것은 하나대투증권 MSL이었다.


4.

8강전에서 정종현은 이영호를 상대로 장기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오드아이에서 배틀쿠르져 싸움으로 끌고간 정종현은 45분 50초라는 긴 경기시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MSL은 8강에서 1경기를 모두 진행한 다음 남은 4경기를 차후에 진행했으므로 사실상 다전제의 시작은 2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종현은 후반기 장기전 싸움 끝에 당시 세계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제일 잘하던 선수를 꺾었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빌드를 선택하여, 장기전으로 끌고가면 충분히 할만하다는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 이영호는 그 틈을 찔렀다. 2경기 매치포인트에서 7개의 SCV와 하나의 SCV가 생산되던 51초에 이영호의 SCV는 거리낌없이 상대방의 미네랄 멀티를 향해 움직였다.


[1분 35초경에 지어지는 이영호의 배럭]

정종현은 장기전으로 끌고가면 된다는 자신감에 이루어진 판단으로 노배럭 더블커맨드를 선택했다.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완벽한 승리였다. 정종현은 전략적 열세에 비해서 나름 성공적인 수비를 거두었으나 어쨌거나 빌드에서 손해를 입었고 그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 벌쳐를 무리해서 움직이다가 미스를 보이며 패배했다.

3경기 트라이애슬론에서도 똑같은 구도가 나왔다. 하지만 2번이나 가위바위보에서 패배한 정종현은 컨트롤에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는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진 것도 모자라서 2경기보다 더 안좋은 상황까지 몰렸다. 정종현은 이영호의 본진을 제대로 구경조차 못해보고 압패를 당하였다.


자, 같은 전략에 2번 당하였다. 이영호가 또 8배럭 전진배럭을 사용하고, 자신은 노배럭 더블커맨드를 선택한다면 정종현 자신은 홍진호에 이은 또 다른 '3연벙의 피해자'가 될 것이 뻔했다. 3연벙의 피해자가 될 것인가? 안정적으로 가서 조금 불리하게 시작하더라도 전면전을 해볼 것인가? 정종현은 결국 후자를 택했다. 앞마당을 포기하고 테크트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였다. 하지만 이영호는 그 빌드를 마치 알고있다는 듯이 14번째 SCV가 나오고서야 배럭을 올렸고 2분 20초만에 앞마당에 커맨드센터를 올렸다. 더 빠른 더블커맨드 혹은 BBS 수준의 빌드가 아닌 이상 이영호를 이길 수 있는 가위바위보 싸움은 없었다.


[2분 20초경에 지어지는 이영호의 커맨드센터]

이영호를 상대로 불리하게 시작해서 역전하는 경우는 100경기 중에 한 경기 있을까말까하다. 경기는 무난하게 이영호가 쥐고 흔들었다. 이영호는 그렇게 4강에 진출하였다.


5.

4강은 윤용태와의 경기였다. 윤용태는 정종현에 비해서 월등한 피해를 보았던 피해자였다. 물론 이전에 이영호를 이긴 경험도 있지만 최근 들어 이영호에게 말도 안되게 뒤집히는 경기도 꽤나 있었다. 즉, 초반에 어느 정도 유리한 부분을 선점하지 않으면 이영호를 꺾을 수 없다는, (어떻게 보면 기세싸움에서 밀린), 계산이었다. 윤용태는 노게이트에서 더블넥서스를 올렸고 이영호는 그 빌드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전과 같이 전진배럭을 선택하였다.


[이 상황 속에서 깡싸움에서 안밀리는게 더 이상하다]

2경기 트라이애슬론에서 윤용태는 또 다시 노게이트 더블넥서스를 선택하였다. 이영호는 그 빌드를 알고나 있다는 듯이 또 전진배럭을 선택하였다. 정종현과 같았다. 이번에는 본진 구석에서 파이어뱃까지 뽑아 윤용태를 완전히 흔들어놓았다.


[PC방에서 친구와의 경기였으면 이미 멱살잡혔다]


자, 이번에도 정종현 때와 같다. 또 다시 같은 빌드를 선택할 것인가? 그런데 또 다시 벙커링이 들어오면 윤용태는 제2의 3연벙 피해자가 될 것이다. 게이트를 올리면 벙커링을 막고 게임을 우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영호도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지 않을까? 보를 2번 냈는데 가위가 2번 나왔다. 내가 또 보를 낼 것 같으니깐 가위를 내는 것을 대비해서 바위를 낼까? 그걸 알고 보를 내면 어떻게 하지? 결국 윤용태는 게이트에 가스를 캐고 코어까지 올렸다. 하지만 이영호는 전과 같이 14배럭을 올렸고 커맨드를 올렸다. 가위바위보 3번 싸움에서 전부 완전히 패했다.


6.

그러면 같은 빌드를 3번 반복하는 것은? 송병구와 이영호의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을 상기해보자. 둘은 곰TV에서 5경기까지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이영호가 승리하였다. 백마고지, 카트리나 같은 프로토스맵을 포진한 채로 말이다. 송병구는 이영호의 '업테란 빌드'를 부수기 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하였다.

송병구는 원게이트에서 코어까지 빠르게 테크트리를 올린 뒤에 앞마당을 가져갔다. 그리고 원게이트에서 나온 드라군으로 멀티를 가져가는 이영호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영호도 업테란을 하는 '척'은 했고 앞마당을 빠르게 가져갔으므로 원게이트에서 나론 드라군도 테란은 상대하기가 굉장히 껄끄러웠다.) 탱크가 모드되는 시점에서 빠져서 옵저버터리까지 올리고 2게이트까지만 확보하였다. 아마도 이후는 리버로 소극적으로만 공세하면서 빠르게 멀티를 가져가거나 테크를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영호는 빠르게 치고 들어왔다. 앞마당을 가져간 테란이 2팩토리 타이밍에 진출을 해서 앞마당을 마비시켜버린 것이다. 송병구는 패배했다.

2경기 카트리나에서 송병구는 먼 러시거리와 풍부한 미네랄을 적극 이용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멀티만 돌리면 프로토스가 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영호는 BBS를 시전했다. 유닛 한마리도 못잡고 송병구는 패했다.

3경기 트로이에서는 1경기와 똑같은 빌드를 택하되 리버를 배제하고 3게이트에서 드라군을 뽑았다. 아마도 섬으로 만들고 캐리어로의 전면적 혹은 지상군 싸움을 생각했을 것이다. 셋 다 기존에 리버로 강하게 푸시하면서 캐리어나 아비터를 택하는 빌드가 아니였다. 하지만 이영호는 그러거나 말거나 타이밍 러시로 송병구를 완전히 압도하였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3연꼼'이라며 안티캐리어밖에 모르냐면서 송병구를 바보취급하였다. 하지만 이게 옳은가? 오히려 4번이나 5번의 경우처럼 차라리 '타이밍 러시에 날빌이네. 업테란이 아닌 것 같은데 다른 빌드를 써볼까' 하면서 다른 빌드를 썼다면 승부를 상당히 유리하게 가져갔을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그랬다가 가위바위보에서 완패하지 않았던가.


7.

자신의 강점을 무기로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이영호 앞에 정종현과 윤용태는 정말 허무하다고 싶을만큼 쉽게 무너졌다. 하지만 우직하게 3연속 같은 빌드로 밀고 나갔으면 가위바위보는 적어도 이기고 들어갔을 것이다. 결과론적인 것이다. 송병구와 같이 3연속으로 같은(비슷한) 빌드를 쓴다고 멍청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막판에 다른 빌드를 썼다고 쫄았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3의 딜레마란 하나의 심리전이다.


8.

스타크래프트2를 접하진 않았지만 아마도 유사사례는 많을 것이다. 간단하게 검색해보니 김유진이 3연속 다크를 썼고, 원이삭이 같은 빌드를 저프전에서 연속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 것에 당한 피해자들을 '쫄보'나 '바보'로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위바위보는 정말로 치열한 수싸움이다. 우리 눈에는 그저 '같은거 3번쓰는 바보', '2번 당하니까 쫄아서 빌드 바꾸는 바보' 정도로 보일지언정 그들은 정말 끔찍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상대방이 보를 2번내서 내가 가위를 2번내서 이겼어도 다음 승부는 전혀 모르는 것이다. 상대방의 심리에 대한 치밀한 분석, 그리고 그 것의 결과물로 나온 '반복된 빌드'. 이 것을 결코 비판할 수는 없다.


- - - - - - - - - - - - - - - -

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에 스타1 옛날 경기를 쭉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MSL을 보았는데 이영호의 심리전이 참 무시무시하더군요. 그 때 떠오른 의문을 글로 옮겼습니다. 빌드의 선택이라는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부분을 말입죠. 뭐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내린 결론은 케바케더군요. 해서 막으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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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8 02:58
수정 아이콘
LG 시네마 3D GSL May에서 송준혁의 앰고초려가 생각나네요...
안 좋은 판짜기의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ㅠㅠ
15/08/28 03:03
수정 아이콘
당시 이영호의 대단함이 새삼 느껴지네요.
다크템플러
15/08/28 08:54
수정 아이콘
다전제 실력은 판짜기 실력이 반은 먹고들어간다고 봅니다. 리쌍이 이걸 너무너무 잘했죠. 올마이티 시절의 허영무는 콩라인이 되고 최후의 허영무가 전설이 될 수 있던것도 판짜기가 크다고 봐요.
들쾡이
15/08/28 09:02
수정 아이콘
세심한 글 잘읽었습니다 새삼 이영호선수가 존경스럽기까지 하군요~
곧미남
15/08/28 09:19
수정 아이콘
정말 스타1때 KT의 판짜기는 한심했는데 이영호 선수는 그틀을 완전 넘어서더군요
그 중심에는 이 선수에 대한 상대방의 두려움(?) 이런게 크게 작용한듯요
15/08/28 09:42
수정 아이콘
역시 정의의 삼연벙이 그 모든 것의 시작이었군요 크크
파란아게하
15/08/28 09:57
수정 아이콘
갓영호
황쉘통통
15/08/28 13:10
수정 아이콘
오 스타에도 적용할 수 있겠군요 스타는 일꾼 도착 시간 그리고 정찰을 통해서 나름 많은 정보를 통해 어떤것인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는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이 3의 딜레마를 정말 잘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철권이죠 초보나 고수나 중단이냐 하단이냐 찍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고수로 갈수록 타이밍과 거리 상대 캐릭터의 움직임으로 확률을 높이거나 낮춰서 막을 수 있지만 결국 찍어야 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그게 철권의 묘미죠 크크 나락2번 맞추면 3번째엔 쓰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다 딜레마에 걸립니다 크크크
돌아보다
15/08/28 21:12
수정 아이콘
한빛, 웅진 팬으로써 정말 미치도록 싫었던 다전제 경기들이네요.
이영호 선수는 인정안할 수 없으나 다전제 판짜기를 너무 극단적으로 가위바위보식으로 짜는 건 너무 싫었습니다.
박달봉
15/08/28 23:43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괜히 갓이 아니군요 크크
NoAnswer
15/08/29 02:39
수정 아이콘
그리고 확실히 판짜기도 기본 실력이 출중한 선수가 잘하더군요. 운영 싸움에서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판짜기가 먹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 결승전에서 1경기 운영 싸움 끝에 이긴 선수가 2경기에 날빌을 시도하고, 1경기에서 진 선수는 2경기에서 더 부유한 빌드를 시도하다가 참패하는 경우가 나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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