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7/05/09 00:00:11
Name OrBef
Subject [일반]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된다는 가정 하에.
아직 본투표는 시작도 안 했지만,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될 것이 유력하죠. 해서 그 '이후' 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2012년에 문재인씨에게 투표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썼던 글을 좀 찾아보니, 투표 하루 전날 쓴 글에서 이런 문구를 남겼었네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어서 문재인의 국민으로 살고 싶습니다.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연한 거지만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될 때 그분이 좋은 대통령이 될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랐던 마음은 진심이었죠. 그리고 문재인씨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습니다.

낙선 이후에, 문재인씨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습니다. 비참하게 죽은 노통의 전철이 자꾸 생각나서, 비록 졌지만 본인 스스로를 너무 폄하하지 않기를 바랬었지요. 재기를 꿈꾼다면 재기할 여지를 남겨드리고 싶었고, 만약 은퇴한다면 마음 편하게 은퇴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다가 82쿡이라는 육아 커뮤니티에서 문재인씨 낙선 위로 광고를 위한 모금을 한다길래 저도 소액 보태고 피지알에서도 광고했었습니다.

아래가 그 결과로 만든 광고입니다. 시사인에도 올리고 한겨레에도 올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짐작 가능하시겠지만, 저는 굉장한 문빠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해서 문빠는 아닙니다. 제가 문빠라고 지칭한 집단은, 문재인에 대한 무비판에 가까운 열광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약간의 자학적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근데, 문빠이면서도 저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미국에 살기 때문에 사전투표 대상이었습니다) 미국 거주민들 대상의 사전투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했던 시절에도 1박2일로 투표소까지 가서 투표했었으니, 귀찮아서 안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서너 시간만 투자하면 투표가 가능했었거든요. 주변에서 누가 왜 투표 안 했냐고 물어보면 "사실 나는 영주권도 발급받아 미국에 반영구적으로 사는 사람인데, 한국에 언제 돌아간다는 기약도 없는 사람이 한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투표에 동참하는 것이 뭔가 좀 아닌 것 같다" 라고 대답하곤 했었는데, 사실 그건 진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투표를 안 한 진짜 이유는, '한국은 5년 전에 문재인을 선택하지 않고 박근혜를 선택했다. 근데 그 결과로 만들어진 난장판을 왜 문재인이 책임져야 하나?' 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저 문장을 읽으실 때 약간 주의가 필요한데요, 저게 뭐 한국인은 국개다 같은 차원의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당시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이 그 양반이 이 정도로 형편없는 사람인 것을 알 방법도 없었고, 저도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의 선택 자체는 이해합니다. 그런 맥락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똥 치우는 데 5년을 보내면서 정치권의 좌우 정당과 언론,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으로부터 욕만 먹을 미래가 너무 훤해 보였기 때문에, 그런 고생 하지 않기를 바랬던 마음이 컸습니다.

도대체 이 시점에서 사드 관련해서 깔끔한 해법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재협상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사드 배치는 돌이킬 수 없을 거고, 그 결과 왼쪽에서 욕을 먹겠죠. 그 와중에 오른쪽에서도 '나라면 재협상 더 잘할 수 있었다' 라고 할 겁니다.

경제가 단기간 내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죠. 그 결과 오른쪽에서 욕을 먹을 겁니다. 앞으로 국제 경제 사이클이 좀 호황이 된다는 말은 있긴 한데, 그러면 좀 낫긴 하겠지만 그래도 욕은 먹을 겁니다. 노통때 경제가 실제로 나빠서 욕을 먹은 게 아니거든요. 그 와중에서 왼쪽에서도 '부자들한테서 세금 많이 걷으면 다 해결되는데, 문재인도 결국 부자들 편이다' 라고 하겠죠.

공무원 숫자를 본인이 공약한 만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청년 실업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젊은이들한테 욕을 먹을 것 같습니다.

아마 언론에서는 그동안 꼬리 내리고 살던 9년은 없었던 셈 치고 이제부터 갑자기 언론 자유!!!! 를 외치면서 문재인 정부 정책을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뜯을 겁니다. 이게 무서운게, 물어뜯는 내용 하나하나는 딱하니 틀리지 않을 겁니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도 많은 실책을 저지를 거고, 실책이 아니더라도 부작용이 있을 거고, 실책도 없고 부작용도 없는 정책이더라도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진 않을 겁니다. 그럼 그 하나하나를 욕하는 '자체' 에는 아무 논리적 무리가 없을 거고 다 맞는 말일 거에요. 맞는 말만 하더라도 그 맞는 말들을 '선택적으로' 하면, 정부 지지율 낮추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차마 표를 주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전투표를 기권하던 당시만 해도 안철수 후보가 잘 나가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에이 뭐 문재인이 안 하더라도 안철수가 그럭저럭 잘할 것 같다" 라고 생각했었고요. 어차피 자한당은 지역정당으로 몰락하는 분위기였고, 꼭 문재인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대통령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안철수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홍준표씨와 비교당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고,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지금 분위기는 너무 다르네요. 안철수씨는 15% 걱정해야 하게 되었고 홍준표씨를 내세운 자한당은 완전 부활하는 분위기네요. 탄핵이라는 철퇴를 맞은 것이 반년 전인데 이미 본인들이 진정한 보수고 문재인은 종북좌빨 포퓰리스트라고 하네요. 해서 사전투표를 기권한 것이 너무 후회되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지지율을 0.001% 라도 올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너무 급하게 선택을 (저에게 기권은 능동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했었나 봅니다.

하여튼, 제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긴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을 하지 않기 바랬지만, 시대의 흐름이 문재인씨를 요구하나 봅니다. 아마 대통령이 되면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욕만 처먹는 5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자리에 올라가는 문재인씨를 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해서, 비록 표는 주지 못했지만, 문재인씨가 집권하고 나면 한동안은 '무비판적 지지' 를 함으로써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비판적 지지'는 저 말고도 많이들 할 테니, 웬만하면 선의를 믿어주고, 웬만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나름 최선이라고 믿어주고, 이런저런 실패를 해도 다음에는 더 잘 하겠지라고 믿어주는 사람도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저야 문빠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도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모두들 투표 잘하시고 저녁에 개표방송 즐겁게 보시길 빕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7/05/09 00:08
수정 아이콘
어줍잖게 문재인 팬클럽 드립치시던 분들 이 정도 글은 되어야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본 글들 중에서 문에 대한 애착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글 같습니다. 저는 문 비판적 지지자이지만 문에 대한 동정심은 비슷하게 있습니다. 정황상 한국 정치를 위한 희생양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래도 나중에 지나고 나면 그 때 뽑았던 걸 후회하게 만들지는 않을 사람 같다는 생각은 꽤 드니까 그걸로 위안을..
아점화한틱
17/05/09 00:12
수정 아이콘
저도 문빠입니다. 저는 문재인씨에게 표를 줬습니다. 한두가지 면만 보고 돌아서지 않을 겁니다. 세상이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않을겁니다. 이번만큼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허망하게 보내버리지 않을겁니다. 내가 뽑고 내가 지킬겁니다. 이런 지지는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노무현이 어떻게 죽었는지 똑똑히 두눈으로 봐놓고서는 세상이 원래 공정했고 나는 객관적인 제 3자였던것마냥 거리두고 비난하지 않으렵니다. 그냥 같이 욕먹어버리고말지.
17/05/09 00:13
수정 아이콘
기자들 앞에서 똥을 싸도 지지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7/05/09 00:1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집권할 경우 성과를 내기에 타이밍이 썩 나쁜 편은 아닙니다. 민주당 지지층의 "집권해봐야 싼 똥 치우다 끝날거다"도 고정 레퍼토리인데, 저는 꼭 그렇게 여기진 않습니다.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그냥 잘 하면 됩니다. 물론 티 잘 내는 법을 배워야겠죠.
17/05/09 00:24
수정 아이콘
그렇게 되면야 좋지요.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꼭 문빠여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게 제일 좋겠지요.
민서은서애비
17/05/09 06:06
수정 아이콘
이말이 정답인듯 합니다. 더 영악해지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죠.
17/05/09 00:17
수정 아이콘
뭐라고 댓글을 달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노빠이고, 진보정당을 거쳐 민주당의 비판적 지지자가 되었고... 이제 무사히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다면 유시민 작가의 표현을 빌려 어용국민이 되려 합니다. 선택의 순간에는 한 번 더 믿고 한 번 더 편을 들겠습니다. 먼 곳에서 걱정 마시라는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노통 때와는 다를 겁니다. 달라야 하고 다르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花樣年華
17/05/09 00:18
수정 아이콘
되고 나면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되어도 힘든 싸움일 것입니다.
다만 혼자 싸우게 내버려두지 않겠습니다.
LovingSound
17/05/09 00:19
수정 아이콘
저는 지지는 하지만, 잘못된 건 확실히 비판하려 합니다..
비판받지 않는 정부가 더 끔찍해서요
유스티스
17/05/09 00:20
수정 아이콘
와... 중반부부터는 오늘 가족모임이었는데 주목받을 상황이라 대선얘기 나왔을 때 한마디라도 하라고해서 했던 얘기라서 진짜 놀랐네요. 전 그게 뽑은 이유로 말했던거지만!
17/05/09 00:31
수정 아이콘
저도 진성 문빠지만 저하고는 반대의 과정을 겪으셨군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저는 그가 모든 짐을 내려두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길 바랐습니다. 이 지저분한 정치판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거든요. 그리고 총선과정을 거치면서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공격당하는 걸 지켜보면서 이제는 정말 놓아주어야 할때구나 생각했구요. 근데 그 모든걸 견뎌내더니 지금 이상황까지 왔네요.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적어도 이사람이라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줄꺼라 믿습니다.
17/05/09 00:34
수정 아이콘
지난 대선에 문재인 당선되면 이곳에서도 치킨인가 피자인가 쏜다고 했고 결과가 나오고 6개월 정도는 피지알도 끊고 인터넷도 끊은게 생각이 나요.
이정도뿐인가, 난 너무 억울하고 원통한데 이명박을 겪어봐도 이정도 뿐인가 싶은 좌절이 심하더군요.

내 마음속에 대통령은 한 분 뿐이고 영원히 한 분 뿐일것 같아 만약 문재인이 당선되면 문재인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 단 하나 세월호 참사에 대해 조사하고 기록되어지면 좋겠어요.
그것만 바랍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세월호 참사날 대통령은, 국가는, 국가 시스템은, 해경은 무엇을 했는지 기록되어 후세에 남겨지길 바랄뿐이에요.
17/05/09 00:38
수정 아이콘
이번엔 안하시나요..?
17/05/09 00:39
수정 아이콘
저번에 해서 진 것 같아 이번에 안해요 크크크
17/05/09 02:42
수정 아이콘
문제는 세월호 참사 중 503 관련된 많은 증거들이 황교활의 대통령기록물 지정으로 인해 확인이 힘들다는거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실상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으니까요.
이걸 정권 초기에 정치적이던 뭐든 절차적문제를 뚫어내고 해결해낸다면 저는 이번 민주당정권에 까방권 주렵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란걸 아니까요.
남광주보라
17/05/09 00:37
수정 아이콘
사랑하기에 표를 주지 않는다.

아 ㅜㅜ 감동적이군요. 널 사랑하기에 놓아준다는 옛날 드라마속 대사처럼.

멋있어. . .!
진산월(陳山月)
17/05/09 00:38
수정 아이콘
['한국은 5년 전에 문재인을 선택하지 않고 박근혜를 선택했다. 근데 그 결과로 만들어진 난장판을 왜 문재인이 책임져야 하나?']
저도 가장 공감되며 두려워 하는 것 입니다.

당선이 되더라도 충분히 예상되는 부패기득권 세력의 방해, 비협조, 권력을 나누어 가지려는 여당인사들, 뿌리 깊은 지역차별과 몰상식한 마타도어 등등 또 뽑아줬으니 눈에 보이는 성과를 바라는 국민들(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온갖 고난이 예상되기에 지금 심정이 갈팡질팡이네요. 이명박근혜가 싸논 똥을 치우는데만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과 힘이 들텐데 그 길을 걸으라고 하는게 과연 정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미 쓰레기인 홍준표와 자유당이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정권을 맡기기엔 믿음이 전혀없고... ㅠㅠ

만약 당선된다면 그와 민주당의 뒤에서 꿋꿋하게 버텨줘야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대청마루
17/05/09 00:46
수정 아이콘
저도 문재인을 지지했고, 2012년 유세때도 갔었고 이번 유세때도 갔었네요. 저 역시 지난 대선에 낙선한 이후, 더 이상 정치계에서 고생하고 더러운 꼴 보지 않았으면 해서 굳이 대선에 안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죠. 그래서 지난 대선보다 더 확실한 결의와 각오를 가지고 이번 대선에 임하는 문재인을 보니 복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대통령은 지난 대선때보다 해야 할 일은 많고, 국정난이도는 더 어렵고, 평가는 더욱 박할텐데... 하면서 말이죠. 제 지인과 서로 동의하며 나눈 얘기가 있습니다. "또 다시 노무현처럼 보낼 수는 없다" 고. 그런 마음으로 끝까지 지지할겁니다.
17/05/09 00:51
수정 아이콘
타이밍이 맞아서 대통령 되는건데 나쁜 타이밍이라는 표현은 모순이라고 생각...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7/05/09 00:53
수정 아이콘
5년 전 오베프님의 글이었는지 댓글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억나는 글귀가
대한민국은 문재인을 버린 대가를 치를 것이다..였던 것 같습니다
아주 혹독하게 대가를 치른 뒤 돌고 돌아 다시 문재인..
본문처럼 좌우,언론,기득권의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임이 분명하기에 앞으로 5년간 단단한 콘크리트가 되고자 합니다
문재인은 그런 전폭적지지를 받을만한 자격이 되는 사람이기에 비판적지지로 노무현을 힘들게 했던 실수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겁니다
뭐 공약같은 것들 부분적으로 맘에 안 드는 것도 많지만 pc스러움과 함께 5년간 한켠에 묻어두려고 합니다..
17/05/09 00:54
수정 아이콘
음 제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좀 했던 것은 사실인데, 아마 피지알에 쓰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대선 이후 이틀 정도 지나서였나.... 술 많이 취한 어느날 밤에 페북에 그런 글을 썼던 기억은 납니다.
안토니오 산체스
17/05/09 01:07
수정 아이콘
문재인을 버린 댓가보단 박근혜를 뽑은 댓가라고 봐야 맞을 것 같네요..
바스테트
17/05/09 01:12
수정 아이콘
근데 당시엔 양자대결이라 박근혜 아니면 문재인이었으니 ..다른 듯 맞는 말이기도 하고 맞는 말인듯 다른 말이네요..흐흐
17/05/09 01:12
수정 아이콘
그건 있다고 생각해요. 5년전 문재인이었으면 자기세력은 없고, 담금질도 덜되어있어서 각종 걸림돌에 고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해찬과 한명숙에 의존해야만 꾸역꾸역 국정을 할 수 있었을겁니다. 근데 지금 문재인은 각종 공격에 맞다보니 보스몹급 맷집이 생겨버렸고, 친노가 아닌 친문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추미애, 송영길 등 까지 자기그룹에 포섭했죠. 물론 박근혜가 어질러둔 나라가 됐지만, 문재인도 강해졌습니다. 자기정치 하기는 좋아졌어요.
17/05/09 01:16
수정 아이콘
그건 그렇습니다. 5년전 문재인과 지금 문재인은 다른 사람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레벨이 올라가긴 했어요.
유재석
17/05/09 01:19
수정 아이콘
그런것까지 생각하면 진짜 차라리 안철수가 당선되고,
이번 대통령 임기 총선 즈음까지로 임기줄이고,
차차기 대통령부터 4년 중임으로 바꾸고,
그러는동안 똥좀 치우기쉽게 정리좀 하고....
그 다음에 문재인이나 혹은 다른 좋은 후보 등장해서 총선 승리와 함께 4+4년(=8년)동안 확실히 정리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Brandon Ingram
17/05/09 01:20
수정 아이콘
http://www.shinyoungbok.pe.kr/tree_to_tree/2140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인동초 김대중. 바보 노무현. 명왕(?) 문재인.
언제나 저세분들의 어리석음에선 시대정신이란것이 있었죠. 민주주의. 지역주의 타파. 그리고 촛불의 주도아래 가장기본적인 평등정신까지 언제나 어리석은자들의 우직함에 새 세계를 열었고 새로운 정신이 무의식적으로 저에겐 만들어졌네요.
뭐....여튼... 응원하고 언제나 지지하겠습니다. 5년간 권한을 위임했으니 5년후에 평가해도 늦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제의눈물
17/05/09 01:20
수정 아이콘
전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가장 고뇌하고 후회하고 자책했던 정치인으로 문재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이란 생각을 많이 했을 시기였을 거에요. 아마 진정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절박함과 사명감이 생겼을 겁니다. 대통령이 못되어서 견뎌야했던 아픔을 생각하면 대통령 생활 5년은 타인이 그가 느낄 것 같은 고통보다 덜 아플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그의 걸음걸이는 외롭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옆에서 함께 혹은 마음으로 다 같이 걸어갈 거거든요. 항상 최악을 피하자는 생각으로 투표해왔던 제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확신을 준 후보를 절대 쉽게 버리진 않을 겁니다.
문무겸장 만능스포츠맨 미남 대통령 우리도 한번 가져봅시다!
snobbism
17/05/09 01:24
수정 아이콘
또 다시 지나가고 나서야 알게 되는 봄이 올까봐 두렵습니다.

사실 봄이 오는 것보다,
제가, 그리고 제 주변의 사람들이
봄이 왔을 때 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까봐 두려운 거겠죠.
페마나도
17/05/09 01:26
수정 아이콘
오바마가 대통령 됐을 때도 이런 우려가 있었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난 + 최소 2국가에서 전쟁 + 중동문제란 3대똥을 싸질러 놓고
흑인 대통령보고 치우라고 했으니까요.
의회의 인종차별 등을 겪고 그래도 오바마는 준수한 업적을 했다고 봅니다.
역사학자들이 역대 대통령 랭킹 내놓은 것 보면 항상 중상위권 이상에 포진하고 있고요.
하지만 8년 임기동안 오바마는 별 기록이란 기록은 다 꺠는 역대급 의회의 방해를 받았죠.
인종차별도 분명히 있었고요.

아마 문재인씨도 상당히 힘들거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느끼는 것이 도대체 왜 진보주의자들이 항상 이렇게 똥을 치우고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지 짜증만 납니다.
리멤버
17/05/09 01:38
수정 아이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확실하고 잘하겠지만, 그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가 한국인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17/05/09 01:40
수정 아이콘
뭐 제가 무비판적 지지를 한다는 것이 정말로 무뇌 수준의 지지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나은 표현이 없어서 쓰긴 했는데, '웬만하면 믿어준다' 라는 부연이 원래 전달하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17/05/09 01:41
수정 아이콘
저도 문빠 어용 네티즌으로 살렵니다.
진혼가
17/05/09 01:41
수정 아이콘
정권바뀌니깐 이렇게 바뀌지? 라고 매일 떠들어 대겠습니다. 5년동안 이번만큼은 그렇게 살려구요
왼오른
17/05/09 01:44
수정 아이콘
매번 나오는 이야기죠. 전 정권이 싼 X을 치워야 한다는...

대통령 5년차에는 10% 밑으로 지지율 떨어지고, 같은 당 사람들은 등 돌리고, 게다가 추경 예산은 있는데로 써서 정부 빚은 늘어만 가고, 대선 주자들은 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죠.

1번에서 대통령 나오던 2번에서 나오던 역사는 반복됩니다.

최순실 사태에서 부터 대선까지 제가 얻은 깨달음은 이것입니다. 한국에 대통령은 필요 없다.

말 그대로 대통령은 외치 전쟁에만 관여하고, 국내 정치는 손 떼는게 오히려 더 잘 돌아가는 느낌이네요.

문재인이 대통령 되서, 이런 역사의 종지부를 찍는다면 참 좋겠습니다. 물론 약간만 오른쪽으로 가 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요.
17/05/09 01:49
수정 아이콘
뭐 말씀하시는 부분은 일상적인 정쟁 차원의 이야기이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건강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다만 검찰 개혁, 언론 개혁, 경제 사범 단죄 같은 부분은 정쟁 이전의 문제라고 보고,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현재의 후보군 중에서는 몇 없다고 생각해요.
왼오른
17/05/09 02:05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 언론 개혁, 경제 사범 단죄를 대통령이 할 수 있을까요? 앞의 두가지는 입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실상 의회 승인을 받던지 의회에서 논의가 되야 하죠. 경제 사범 단죄는 사법부가 하는 것이고, 정부에서는 기껏 해 봐야 국세청을 동원하는 정도입니다.

만약에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서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국민지지로 의회를 설득해야 하죠. 40% 언저리로는 불가능합니다. 거의 60% 이상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겠죠.

한국의 시스템을 바꾸는 이슈는 전 사람의 문제를 이미 떠났다고 봅니다. IMF 외환위기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를 더 튼튼하게(대기업의 반을 날리면서) 만든 것 처럼 어떤 임펙트가 오기 전에는 개혁이라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네요.

제가 예전부터 주장하던 바인데요, 누가 대통령이 되던 한 번은 지지율 80% 이상 시원하게 밀어주는 때가 한번은 왔으면 좋겠습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부터 그렇게 해 보이겠습니다.
17/05/09 02:0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그래서 지지율 이야기를 본문에서 한 거죠. 어려운 일이겠지만,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luefake
17/05/09 02:00
수정 아이콘
음? 이분 돌아오셨네요?
아무튼 근데 그러기에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바닥이라 문제입니다. 대통령의 전권을 뺏어 국회에 줄 정도로는 국회에 신뢰를 아무도 하지 않아요. 대통령이 외치 전쟁이래봐야 우리나라에선 어찌할 것도 별로 없고 내치가 거의 전권이거든요. 그리고 이게 개헌파의 의도죠.
말하고보니 유시민 작가가 썰전에서 한 말 그대로네요.
왼오른
17/05/09 02:08
수정 아이콘
제 주장은 국회에 주자는 것이 아니고 국무총리에게 주자는 겁니다. 국무총리는 사실상 대통령과 국회 양쪽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까요.(전 게다가 국무총리가 관료조직에서 나왔으면 합니다. 정치인 보다는 5급이던 9급이던 밑바닥부터 올라온 관료가 조금이니마 믿을 만 한 것 같습니다.)
cluefake
17/05/09 02:15
수정 아이콘
관료는 관료대로, 못 보는 것이나 못 믿을 점이 있죠. 관료출신 반기문이 어땠는지를 상기해보면..딱히 관료라고 나을 것도 없어요.
대통령의 권한을 좀 줄이는 정도면 모르겠는데 어차피 그러면 국무총리가 대통령이 되는거고 이것의 핵심은 '국민이 뽑은 자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라서요. 그럴거면 그냥 국민이 직통으로 대통령뽑죠. 그쪽으로 가도 국회의 권한이 너무 커질 겁니다. 국민들이 내각제나 비스무리한것들은 정말 싫어해요.
Cafe_Seokguram
17/05/09 01:59
수정 아이콘
5년간 어용 국민이 되기로 했습니다. 까는 건 다른 이들에게 양보하려고요.
17/05/09 02:06
수정 아이콘
저도 저 광고에 한푼 보탰던 기억이 나네요. 투표 결과가 참 기다려집니다.
17/05/09 02:1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
윌로우
17/05/09 02:10
수정 아이콘
뭉클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언어물리
17/05/09 02:38
수정 아이콘
문재인이 짊어져야 할 숙명 같은 것이죠.
칸나바롱
17/05/09 03:32
수정 아이콘
왜 사람등이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걸까 생각을 해보는데 범부라 그런지 전혀 그럴듯한 답이 생각이 안납니다. 흐흐
17/05/09 04:07
수정 아이콘
그 한표가 아쉬워서 땅을 칠 일이 없기를...
17/05/09 04:12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후회막급입니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화잇밀크러버
17/05/09 04:27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저도 당선되면 기쁘긴 할텐데 앞 두려울 것 같습니다.
주변에 문재인 지지자가 적어서 좀만 잘못하면 문재인 욕할텐데 그거 감내할 생각하니 답답하네요.
그냥 잘해서 욕 안 먹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당선되면요.
YanJiShuKa
17/05/09 06:24
수정 아이콘
저도 문재인 후보가 마냥 잘할 것 같지 않습니다. 경제 안보 교육 등등.. 욕 할 일도 많겠죠. 다만 확실히 해줬으면 하는건 있습니다. 언론 개혁 검찰 개혁 적폐세력 철퇴!
이것만 해줘도 전 문재인 후보 욕 안할 겁니다.
17/05/09 08:42
수정 아이콘
이니. 하고싶은데로 다해!!
가장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차피 저 아니라도 깔 사람 널렸기에 저는 5년 내내 눈 귀 다 막고 무조건적인 지지 보낼겁니다.
17/05/09 08:45
수정 아이콘
아니 이 표현은 몇몇 사이트에서만 사용하는 그 표현!
17/05/09 09:01
수정 아이콘
이 분이 이때까지 국민들을 위해서 몇십년 헌신했는데, 5년은 제가 헌신해서 주위층까지 다 독려해서 적극적인 방어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잃어버린게 너무 분하고 원통하네요. 그 친구마저 그렇게 보낼 수 없습니다.
트와이스 나연
17/05/09 09:29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유시민이 말한 전보 어용지식인이라는말 참 감사하면서도 슬펐습니다. 유시민 정도의 입각해서 훌륭한 정책들을 많이 제시 할수 있는 정말 뛰어난 인재가 참여정부가 당한 모든 언론의 융단폭격을 문재인도 똑같이 밟을거라는걸 말하면서(이미 그러겠다는걸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보면 바로 보이죠) 유시민 본인이 객관적으로 지켜보겠다는 말이.... 모든 언론이 문재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을 할 때 단 한명의 유력 지식인이 그래도 객관적으로 판단해주겠다라는 말은 정말 천군만마였어요.
17/05/09 10:41
수정 아이콘
현실적으로는 지금이 대통령하기 더 좋은 시기입니다. 지난 대선에 당선됐으면 이명박이 싸지른 거대한 똥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침체를 정통으로 얻어맞아 이번에 박근혜가 되었겠죠. 지금 글로벌 경기는 회복국면이니 박근혜가 대통령이면 더 참담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잘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17/05/09 12:37
수정 아이콘
그 해 그 몇개월 인터넷도 뉴스도 다 끊고 살았던 기억이 갑자기 나 울컥했어요. 어찌나 모든게 원망스러운지.. 꼭 일방적으로 이별당한것 처럼요.
그때 그 당시와 그분의 상황도, 저의 상황도.. 많은게 달라졌지만 아직도 제 마음은 그때 그 당시와 같습니다...
마음껏 저를 차보시지요. 전 이제 떠나지 않을테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962 [일반] 인수위가 법무부 업무 보고를 취소시켰습니다. [218] 트루할러데이13792 22/03/24 13792
5961 [일반] 여가부 폐지 여론조사 찬성 47.8% 반대 47% [339] 19329 22/03/24 19329
5960 [일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했던걸까요? [173] 개념은?11671 22/03/24 11671
5959 [일반] 윤 당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 곧 찾아뵐 계획" [44] 박근혜7050 22/03/24 7050
5958 [일반] 한국은행 총재 임명 그리고 잡음 [486] 카미트리아27861 22/03/23 27861
5957 [일반] 6월 지선에 영향을 줄만한 이슈들이 어떤게 있고 어디에 유리하게 작용할까요? [132] Guaita10813 22/03/23 10813
5956 [일반] 민주당은 선을 잘 지켜야 합니다 [163] Gunners16030 22/03/22 16030
5955 [일반] 용산 전쟁기념관 어떨지요 [40] 국수말은나라7461 22/03/22 7461
5954 [일반] 내일 부터 백신 패스가 일시 정지_사유 추가. [195] 카미트리아7258 22/02/28 7258
5932 [일반] 尹측 "靑, 이제와서 안보 운운…새 정부 출범 방해하지 마라" [503] 개념은?27973 22/03/22 27973
5930 [일반] 청와대(NSC)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를 시전하였습니다. [829] 덴드로븀38084 22/03/21 38084
5929 [일반] [속보] 경찰, '윤석열 당선인 청부살인' 게시글 작성자 입건 전 조사 착수 [69] 판을흔들어라13889 22/03/21 13889
5928 [일반] 국방부 공무원들의 '쫓겨나는 세입자' 코스프레 外 [109] 아이n12779 22/03/21 12779
5927 댓글잠금 [일반] 선게 운영 일정/검색 기능 개편/사이트 불안정/특정 광고 불편 관련 공지 jjohny=쿠마2529 22/03/20 2529
5926 [일반] 코로나19 위기 선방에서 정부의 공은 얼마나 되는가? [104] 데브레첸9047 22/03/20 9047
5924 [일반]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한국 국회연설 거절 [199] antidote16584 22/03/20 16584
5923 [일반] 조급함 [142] 烏鳳9636 22/03/20 9636
5922 [일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왜 소통 문제와 연결이 되는가 [175] 슈퍼잡초맨8634 22/03/20 8634
5921 [일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배포자료 - Q&A 및 비용문제 등 [348] Alan_Baxter13618 22/03/20 13618
5920 [일반] 尹당선인, 대통령실 용산이전 발표 "국가미래 위해 내린 결단" [452] 덴드로븀27154 22/03/20 27154
5919 [일반] 야구선수 강정호의 복귀와 한국사회 [72] 불쌍한오빠8016 22/03/20 8016
5918 [일반] 윤석열정부 인수위가 지금 제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공약은 [154] 트루할러데이16838 22/03/18 16838
5917 [일반] 대통령 집무실은 지금처럼 비서동을 사용하고 총리공관을 대통령 관사로 이용하면 어떨까요 [509] 잉명20355 22/03/17 2035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