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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15 13:55:32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공지] 함께하는 한숲 아동 치과진료 기부행사 후기.
1. 발단.

치과의사이신 치과의사A님께서 제안하셨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 아동들의 이를 치료해줘야 한다 라는 것이 우리의 핵심목표이고 그러니까 내가 애들 치료해주겠다는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손 놓고 놀고있던 운영진들은 함께하는한숲과 함께, 행사준비에 착수하게 됩니다.


2. 전개.

아동들에게서 치과진료 신청을 받고,
한숲에서 치과의사A님의 치과로 이동할 버스를 대절하고,
당일 참석이 가능한 운영진을 징집하고,
아이들을 어떻게든 붙들어 맬 컨텐츠(영화, 레크리에이션)를 준비해보고,
그러다 몇몇 운영진의 개인 스케쥴 문제로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부랴부랴 회원분들께 손을 벌려도 보고..

(정확하게는 해당 운영진이 선택 혹은 조율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재해에 가까운 문제들이었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모든 것이 열악한 환경, 촉박한 시간 하에서 이뤄졌습니다.

특히 며칠을 남기고 참석해주신 회원분들 - 인솔자로서 착한사람甲님, 착한사람乙님, 착한사람丙님 - 과
치과의사님으로서 멀리서 진료지원을 와주신 치과의사B님이 아니었다면,  
결과적으로 이번 행사는 한숲아동들, 한숲선생님들, pgr21참여인원, 그리고 치과의사A님 모두에게 실망과 아쉬움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치료봉사를 한다고 했나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가 될지도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치과의사A님의 선의에서 시작된 이 행사에서 가장 감사를 드려야 할 분은 당연히 치과의사A님입니다.
동시에, 착한사람甲님, 착한사람乙님, 착한사람丙님, 치과의사B님이 그 선의가 바래지 않도록 행사를 완성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우리 모두를 살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 절정.

절정에 앞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
저는 이 행사에 있어 가장 조심스럽고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 회원의 선의가 상처받지 않도록 하자 ] 였습니다.
때문에 한숲측 선생님들께도 출발 전에 이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치과에서 아동들을 관리/제어하면서도 행동으로 드러난 부분이 있습니다.
치과에서, 맘놓고 뛰어놀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불만을 여전히 '제어하려' 했지요.

이 부분에 있어서 행사 이후에도 아동들을 관리하고,
보호자들의 클래임을 감당하셔야 할 한숲선생님들께 혹시라도 이후의 부담이 되시진 않을지가 약간은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아이들 행동을 어느 '선' 에서 제어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회원의 업장보호차원(;;)에서 제시해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결례가 되었을 수도 있고.. 여튼 죄송합니다;;
--------------------------------------

치과의사A님의 진료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영화관람실에서 영화보는 팀 - 로비에서 만화책 + 간식 + 쿠션으로 노는 팀으로 갈렸습니다.
로비에는 주로 초딩들, 영화관람실에는 주로 중고딩들 이렇게 배치가 되었고
진료도 초딩부터 시작해서 중고딩으로 올라가는 순서였습니다.


진료가 절반정도 진행될 무렵, 진료지원오신 치과의사B님이 도착하셨고
진료가 끝나고 치료계획에 대해 간단한 토의(?)를 거친 후,
치료가 필요없는 아동(15명) - 1회로 치료가 끝나는 아동(10명내외) - 재방문이 필요한 아동 그룹(10명내외)으로 나눠서
1회로 치료가 끝나는 아동들에 대한 치료를 당일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치과의사B님 덕분에 다음 방문때는 10명만 데리고 가면 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도 20명이라면.. 후덜덜..;;)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재방문이 필요한 아동을 포함, 치료가 필요없는 아동들의 인내심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지요.
여기저기서 "집에가고싶어" 하는 소리가 들리고,
쿠션, 인형, 장난감을 두고 애들이 싸우기 시작했어요.

(진료실에서도 치과의사A님, 치과의사B님의 땀구멍으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만, 기분탓이겠죠;;)

바로 그 때, 아동인솔중이시던 착한사람甲님, 착한사람乙님, 착한사람丙님께서
정말로 시기적절하게 아이들을 레크레이션으로 붙들어주셨습니다.
치과의사A님께서 쾌척하신 100여매의 문화상품권을 상품(미끼)으로 대다수 아이들의 불만을 성공적으로 흡수해주셨지요.

다시 한 번,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번의 부담을 확 줄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감사합니다.



4. 결말

그리고는 뭐.. 피자 & 치킨타임 갖는동안 당일 치료 끝나고,
치과의사A님과 치과의사B님도 나오셔서 한입씩 드시고,

한숲 아동들과 인솔자 선생님들, 그리고 pgr21에서 파견된 회원과 운영진은
폐허가 된 치과를 뒤로 하고 눈누난나 한숲으로 돌아간 후, 해산하였습니다.

그리고 곧.. 다시 가야할거 같아요.

----------------------------

7줄 요약.

- 11시 안양: 함께하는 한숲 출발
- 12시 경기도 평택 포승 음식점 도착
- 12시 전체 중식
- 13시 치과 이동 및 진료 준비
- 14시 치과 진료
- 18시 30분 평택 포승 출발
- 20시 안양 도착 및 해산


----------------------------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운을 빌려주신 우주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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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hal
16/11/15 13:57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사악군
16/11/15 13:58
수정 아이콘
너무 좋네요. 고생많으셨습니다!
너의하늘을보아
16/11/15 14:03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tannenbaum
16/11/15 14:08
수정 아이콘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16/11/15 14:10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켈로그김
16/11/15 14:18
수정 아이콘
아, 참고로 대부분의 일은 cannopy님과 한숲 선생님들이 다 하셨습니다.
저는 공지를 쓰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포도씨
16/11/15 14:20
수정 아이콘
순간 비리로 점철된 후기가 막 떠오르는것이...죄 지은것은 저들인데 왜 내가 고통받는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언뜻 유재석
16/11/15 14:22
수정 아이콘
역시 우리의 핵심과제는 이것이다 하는 목표를 세워두고 에너지를 분산 시키는 그런 것들을 열심히 하니 온 우주가 도와서 잘 마무리 되었군요.
heatherangel
16/11/15 14:49
수정 아이콘
함께 해주신 모든 분 들, 특히 이 일의 시작이었던 의사A님에게 특히 감사드립니다.
뻐꾸기둘
16/11/15 15:02
수정 아이콘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StillAlive
16/11/15 15:20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16/11/15 16:20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네요. 2차 방문때도 고생하실텐데 힘내세요!
Carrusel
16/11/15 16:36
수정 아이콘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티모대위
16/11/15 16:58
수정 아이콘
다들 복받으실겁니다
16/11/15 17:07
수정 아이콘
시국이 어수선한데 훈훈한 이야기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들도 봉사가신 분들도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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