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내내 글래디가 보여준 힘은 대단했습니다.
휴스턴을 뉴 퀸 스트리트에서 리그 역사상 최초의 퍼팩트 게임을 만들어내면서 압살했고,
쇼크와의 승자 결승에서는 96m차이를 뒤집어내는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토너먼트 우승으로 글래디는 2연속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4번째 팀이 됐습니다. (뉴욕, 쇼크, 상하이, 글래디에이터즈)
이제는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한 시즌 모든 토너먼트 + 그랜드파이널 우승에 도전하는데, 쇼크만 조심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 90/112
미드시즌 매드니스에서 경기한 세트 수 / 대진 상 가능했던 최대 세트 수입니다.
총 22경기를 했으니 경기당 평균 4세트 이상 했다는 것이죠. 실제로 3세트 안에 끝난 경기는 4경기 밖에 없었습니다.
1일차와 2일차만 해도 3:0 셧아웃이 나오면서 노잼 경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3일차 경기서부터 엄청난 경기들이 쏟아졌습니다.
3일차 부터 총 7경기가 풀세트를 갔는데,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전부 좋았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승자 4강에서의 글래디 vs 항저우 경기는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5세트만이라도요.
결승전도 정말 오래간만에 치열한 접전이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엔딩만 빼고요.
3세트 끝날때까지만 해도 글래디의 4:0 승리가 매우 유력해보였습니다.
2세트에서는 쇼크가 자랑하던 디바 조합을 (자폭이 샹들리에에 올라가는 운이 따르긴 했지만) 극복해냈고,
3세트에서는 전 날 아무 힘도 못썼던 안스마저 각성하면서 쇼크가 고른 3개의 맵을 모조리 쓸어담는데 성공했으니까요.
하지만 뉴 퀸 스트리트를 쇼크가 가져가고, 5세트 리장타워를 토르비욘까지 꺼내들면서 쇼크가 압승을 하면서 분위기가 요상해지더니,
도라도 추가라운드에서 1분만에 4.5점을 가져가면서 패패패승승승승의 그림이 보이나 싶던 시점까지 경기가 갔는데...
추가시간 한타 시작하자마자 탱커가 펄스폭탄 맞고 비명횡사한 상황에서 글래디가 전원 처치를 기록하고,
쇼크는 픽을 바꾸면서 갈팡질팡하다가 아무도 터치를 못하고 끝났습니다.
비록 마지막에 '그 엔딩'이 나오면서 김이 샜지만,
작년 그파, 이번 킥오프 클래시에서 계속된 4:0의 흐름은 완벽하게 끊었다는 점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3. WEST BETTER THAN EAST
토너먼트 결승 이후 인터뷰에서 슈 선수의 발언 대로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서부가 동부를 압도했습니다.
토너먼트 초반만 해도 동부 팀들이 서부 팀들에게 완승하면서 동부가 우위에 서나 싶었는데...
승자 4강에서 쇼크와 글래디가 각각 상하이와 항저우를 제압하면서 승자 결승을 동부 내전으로 만들었고,
패자조에서는 애틀랜타가 항저우를 제외한 모든 동부팀들을 탈락시키면서 1, 2, 3위를 서부팀이 모두 차지했습니다.
이번이 플레이오프 전까지 동서부가 붙는 유일한 기회였던만큼, 개인상 시상에도 큰 영향이 갈 것으로 보입니다.
신인왕과 MVP까지 모두 서부쪽으로 기울 것 같고, 각 포지션별 롤 스타 시상에도 서부 선수들의 이름이 더 많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4. 댈러스, 서울의 충격적인 부진
미드시즌 매드니스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팀으로는 댈러스 퓨얼와 서울 다이너스티를 꼽고 싶습니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1승도 못하고 탈락한 팀 셋에 킥오프 클래시 결승까지 올라갔던 두 팀이 최하위 시드였던 토론토와 나란히 섰습니다.
댈러스의 탈락은 불안요소로 여겨지던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12개 팀 중 하위권에 속하는 딜러진이 간혹 나오는 스파클의 번뜩임을 제외하고는 전혀 힘을 못썼고,
치요가 서브힐러 적응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면서 힐라인도 예전보다 더 쉽게 무너졌습니다.
킥오프 클래시 때만 해도 피지컬을 덜 요구하는 솔저와 캐리를 할 수 있는 탱커 자리야, 루시우가 필수였던 메타로 약점을 가렸는데,
딜러가 해줘야 하는 메타가 오면서 지난 토너먼트때의 기세를 전부 잃어버리고 탈락했습니다.
서울의 부진은 더욱 충격적이었는데, 토너먼트 전까지 경기력이 마지막 경기였던 필퓨전을 제외하면 정말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 필퓨전도 상대 MN3의 인생경기에 가까운 퍼포먼스에 당한 사고에 가까웠다는 평도 있었고요.
팀의 에이스이자 상수였던 프로핏이 기대치에 못미친데다가 다 잡은 세트를 놓치는 일도 발생했고,
카이를 소전 싸움에서 이기고 있던 스토커를 피츠로 교체하는 실책까지 겹치면서 킥오프 클래시 동부 챔피언은 두 경기만에 탈락했습니다.
5. 미드시즌 매드니스의 아웃로즈
예선에서 5승 1패를 했지만 정말로 많이 고생했습니다.
편안하게 보면서 손쉬운 승리를 기대했었는데, 심장에 몹시 해로운 경기만 골라서 하더군요.
애틀랜타전은 솔직히 졌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C9가 나오면서 정말 극적으로 이긴 경기였고,
워싱턴, 보스턴, 뉴욕 상대로도 5세트를 가면서 정말 힘겹게 이겼습니다.
토너먼트에는 6번 시드로 올라가 토너먼트 최종순위 7 ~ 8위를 하면서 상금 커트라인 바로 앞에서 컷 당했습니다.
시드 만큼의 성적은 못냈지만 우승팀과 3위팀에게 져서 탈락한거라 실망스럽지는 않습니다.
애틀랜타 잡고 동부팀들이랑 좀 붙어봤으면 좋았겠다라든가, 글래디 상대로 딱 한세트라도 따냈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요.
다만 걱정이 되는건 아직도 탱 라인 문제를 해결 못했다는 점입니다.
단테의 둠피스트는 쇼크와 글래디만 상대가 아니라면 정말 위력적이고 좋은 픽이지만 임시 방편에 불과합니다.
둠피스트 하나밖에 못 쓰는 탱커는 언제 상대에게 공략당해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죠.
당장 서머 쇼다운에 적용되는 버전에는 버프와 너프가 뒤섞인 둠피스트 변경 버전이 들어오고요.
그래서 피기에게 윈스턴도 시켜보고 라인도 시켜보고 하면서 테스트를 하는 중인데, 뭔가 확실히 이거다 하는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부디 서머 쇼다운까지는 정벅, 제이크 두 코치진이 뭔가 해결책을 찾길 기도해봅니다.
전반기를 쇼크, 글래디, 애틀랜타 제외한 팀에게는 패배하지 않고 보냈는데 포스트시즌까진 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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