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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0 15:42:26
Name 택신사랑
File #1 염.jpg (74.1 KB), Download : 22
Subject 염보성의 자각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2005년부터 지켜보던 선수가있다.

그의 별명은 앙팡테리블... 당시 임이최서라는 테란의 완고한 거목들이 버티고있는 판에 어느 나이어린 신예테란이 등장했다.

우연히 봤던 염보성에 대한 첫경기.. 나이는 소년인데 물량이 이윤열 최연성과 맞먹는듯한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경악스럽기까지했다.

나는 그가 당시 시대를 휘어잡고있던 최연성 이윤열 서지훈등을 몰아내고 최강테란이 될수도 있을것같다는 느낌도 받았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잠시뿐.. 그는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뭐가 참 안풀리고 또 안풀려서 늘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또 좌절하고 그랬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가 시대의 중심에 올라설것으로, 나는 예상했었다. 이윤열 최연성이 전처럼 압도적이지 못했고 곧 시대를 선도해나갈 새로운 테란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나는 그 인물이 염보성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염보성은 없었고 아주 먼 훗날 이영호라는 신예테란이 그 자리를 무려 '갓'이라는 존재로 대체하게 되었다.

그의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경력은 자신보다 형인 김택용과 이제동보다도 더 오래됐다. 그만큼 그는 정말 경력이 오래된 테란이고 산전수전 다 겪은 테란이다. 그는 최고의 테란은 아니지만, 최고가 되지못했던 모든 테란들이 꼭 하나 이상씩 가지고있던 불치병들(토막병, 저막병)이 딱히없는 전종족전이 고른 실력을 보여주는-어떤의미에서보면 특별한 테란이기도 하다.

2005년 모두를 놀래키고 등장한 염보성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뭐랄까... 지나치게 팀에 의해 쓰여왔다고 보는게 맞는 표현인것 같다. 그만큼 염보성은 팀의 핵심이었고, 성적을 책임지는 가장 거대한 방파제였다. 그가 없었다면 MBC game Hero 팀의 지금도 없었을 정도로, 그는 팀의 중심중의 중심이었다. 그는 그만큼 팀에서 중요한 존재였기때문에, 자신의 개인리그 성적보다도 프로리그 성적을 더 중시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쓰이고있지 않지만 얼마전까지 그의 별명은 프로리그의 사나이였고, 그 단어는 염보성이 걸어온 나날들을 대변한다. 그리고 그것은 염보성의 개인리그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았으며, 그가 보유했던 천재성이-그가 소년의 나이에도 임이최서와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던 그 놀라웠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사라져가는... 염보성 본인의 입장에서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본다.

2007년만해도 엄청난 프로리그 포스를 자랑하던 염보성은, 2008년 이후 택뱅리쌍의 두각하에 서서히 묻혀지기 시작했고... 특히 택리쌍의 프로리그 독주체제에 그의 아이덴티티였던 프로리그에서조차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갔고 또 소외되어갔다. 거기에 개인리그는 늘 제자리... 얼마전 시즌에 양대 8강을 거머쥐는 급상승의 모습을 보여주기도했지만 이미 그의 존재감보다 훨씬 앞에는 갓이라고 불리우는 이영호가 있고, 개인리그의 전략가인 정명훈도 존재하게 됐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염보성은 그가 처음 스타판에 충격을 주며 등장했던 2005년보다도 더 존재감이 없어진 모습...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개인리그는 최고 8강이 전부인 테란으로, 프로리그는 택리쌍에게 빼앗겨버린 '한물간 프로리그의 사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때 당당하고 거칠것이 없어보였던 그 어린 소년은, 지금은 개인리그 16강정도만 가도 뭔가 우려에 가득찬 눈빛을 보이는 청년으로 그리고 프로리그에서는 이미 택리쌍에게 모든 실권을 내준 '나이는 어리되 몸과 정신이 늙어버린 사자'의 모습으로 전락해버렸다. 이영호에게는 늘 압도적인 패배, 이제동에게는 결정적인 경기에서 늘 패배, 송병구에게는 임팩트있는 모습으로 패배하며 그들에게 힘을 과시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명성만 있는 힘빠진 지방제후'... 그것은 염보성의 모습... 그 자체이다. 그리고 이것은 염보성 본인에게나, 그리고 그의 발전을 바랬던 그의 오랜 팬들에게나.. 그대로 보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슬픈 현실이 되었다.


그런 그에게... 이번 MSL에서... 한때 프로리그의 사나이였던 염보성을 고작 '프로리그의 몇물간 제후'쯤으로 전락시켜버린 택리쌍과 한조가 되었다. 택리쌍이 누구인가... 그것은 염보성이 어린시절 바래왔던, 그리고 2005년 당시의 스타팬들이 예상했던 염보성의 모습이었다. 그들이 MSL의 제후의 자리에 앉아있고 그는 마치 하나의 먹잇감쯤으로 묘사되고있다. 이것은 염보성의 어쩔수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는 속으로 이들에게 뭔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알고보면 나보다 여기 늦게들어온 게임계 후배들이지만

그들의 화려한 모습에, 그리고 그들의 압도적인 커리어에

그리고 당일날 경기장에서 압도적으로 택리쌍에게 지지를 보내는 그들의 팬들을 보며

어쩌면 조금은 소심해보이는한 염보성은 위축된 경기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할지 모른다.


"나는 현실적으로 이 선수들을 이기는것이 매우 어렵다"

그렇다 이것은 현실에 가깝다. 사실에 가까운 것이다.
그들은 최정상에서 모든 프로게이머들을 아래로 우러러보는 존재들이다.
염보성이라고 해서 그들의 마수에 찬 그물을 빠져나가기는 힘들다.


이런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참 원론적이면서도 또 너무나 실행하기 힘든 조언일수 있겠지만
당신은 그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쩌면 염보성 본인이, 다시 최초로 스타판에 모습을 드러내던 그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보여줄수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때문이다.

그들은 당신이 소년때 꿈꿔왔던 화려했던 프로게이머.. 그 자체의 너무나 멋지고 위풍당당해보이는 모습이다.

절대 지지않을것같은 아성을 가진 현역 최고 커리어의 게이머들... 그리고 그 틈에 당신이 서있다.

이곳에서 당신의 존재감은, 그저 조지명식의 재미있는 캐릭터.. 그쯤으로 작아져버렸다.

다시 되찾아야 하지않겠는가. 파이는 한정되어있다.
그 파이를 누가 가지고있는가. 바로 당신의 앞에있는 이 선수들이 거의다 가지고 있다.

당신이 소년시절부터 꿈꿔왔던 그 화려한 모습들...
프로리그의 사나이라는 명성들...

당신이 바라고 또 한때 가지고 있던 모든 욕망들을 당신 앞에 서있는 존재들이 모두 가지고있다.

부럽지 않은가. 또 억울하지도 않은가.
한때 그들의 자리가 본인이 유력했을때도 있지 않았는가.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싸움이 될것이다. 말그대로 염보성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말이다.





슬플정도로 작아져버린 염보성은
오랜 과거로 걸어가 자각을 꾀해야한다.

"나는 누구이지?"
"난 무엇을 목표로 했었지?"
"나는 처음 데뷔했을때 어떤 모습이었지?"
"나는 어떤 길을 걸어왔지?"


염보성의 깨달음은 2005년의 데뷔시절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회상하며 걸어온 역사속에,
그는 조용한 깨달음과 정체성을 깨닫게된다.

아무도 예상하지않고 또 소외되버린 현실속에서
다시한번 이곳을 눈물이 날듯한 2005년의 충격으로 빠뜨려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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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처럼삽시다
11/04/20 15:45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그런데 아이디와 어울리지 않는...
TWINSEEDS
11/04/20 15:47
수정 아이콘
내일 펼쳐지는 죽음의 D조에서 16강에 오를 선수 중 한명이 염보성이 될 것이라고 감히 기대해봅니다. (김택용선수도 꼭 올라가야할텐데...)
개념은?
11/04/20 15:48
수정 아이콘
제 와이고수 미네랄은 모두 염보성선수에게 조공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다 필요없고, 염보성 선수가 제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뱅빠인건 모두다 아실텐데.. 유일하게 송병구 선수가 결승에서 진다고해도 괜찮을만한 선수가 있다면 그건 염보성 선수일테니까요!
마지막 기회때 다른 선수에게 미안할것 같아 그 조에 머무른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곳에 남는것을 선택했고 스스로 살아남길 바라고 있습니다.
염보성 ~~ 정말 화이팅입니다
11/04/20 15:55
수정 아이콘
내일 D조에서 의외로 염보성 김택용이 올라가길 바라기도 하는데..
염보성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꼭 이번 기회에 극복하고 올라가면 정말 높이 치고 올라갈수 있을겁니다. 화이팅~
마빠이
11/04/20 15:57
수정 아이콘
염선수 거의 송병구 선수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
했을건데 참 장수한 게이머중에 한명이군요
택뱅리쌍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팀의 핵심으로 수년간
활약했으니 염선수도 연봉으로 분명
보상받고 있을거라 생각이듭니다.
이번이든 다음이든 무조건 일억은 받아야 하는선수로 봅니다.
이미 받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엠겜에는 진짜 보석같은
게이머이죠
11/04/20 15:58
수정 아이콘
영호선수팬인데 염보성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정말 누가 올라갈지 모르겠네요.. 꼼레발은 죄악이니..
다레니안
11/04/20 16:07
수정 아이콘
염보성선수가 이룬 굵직한 최연소 타이틀은 이영호선수가 전부 가져간데다가 상대전적도 압도적이니...
자꾸 이영호선수와 비교하게 되고 그럴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만 드네요
앵콜요청금지
11/04/20 16:29
수정 아이콘
참 불운한 게이머이기도 하죠. 특히 연봉같은면에서 몇년간 참 대우를 못받은 게이머중에 한명이고요. 첨엔 나이때문에 무시를 많이 당했기도 하고요. 이번 조지명식때 예전과 달리 한번 해보자 이런 모습도 보여줬는데 내일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겨뤄서 자기의 가치를 증명해야겠네요.
카이레스
11/04/20 17:29
수정 아이콘
멋진 응원 글입니다^^
다만 '모든 프로게이머들을 아래로 우러러보는 존재' 이 부분은 말이 섞인듯하네요.

염보성 선수 참 좋아하고 그 당시 제 본진인 KTF의 스타들을 다 무너뜨리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번이 그에게 각성에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지명식 재밌게는 봤지만 택리쌍과 비교되면서 약간은 웃음거리가 되는 모습에 화도 났습니다.
재미로 부르는 택리쌍염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경험많고 노회한 테란 염보성이 아니라
초심, 2005년의 그 시절의 도발적인 염보성입니다.
王天君
11/04/20 17:38
수정 아이콘
염보성 선수 지금은 그 강하던 이미지가 많이 희석된 것 같아서 참 아쉬운 선수입니다.
박정석 선수랑 듀얼토너먼트 할 때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최종전에서 맞붙었을 때 김창선 해설위원이 어찌나 칭찬을 하던지. 경기를 보는 저도 맞장구를 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 박정석 선수, 프로토스의 영웅답게 정말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정석 선수가 잘 한다, 이런 느낌이면 염보성 선수는 무섭다, 이 선수 진짜 세다 이런 느낌이에요. 다른 토스들은 정말 맞붙기 싫을 것 같습니다. "

내일 앙팡테러블의 진면목을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이제동과 김택용은 어느 정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이 두선수만 어떻게 요리하면 16강 진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의왕자
11/04/20 20:0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보고 가네요.
당당하게 강자들을 무너뜨리고 올라가서 웃고 있을 염보성선수를기대해봅니다.

프로게이머 인생동안 가장큰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구요!!
발음기호
11/04/20 21:50
수정 아이콘
제가 다 울컥하네요. ㅠㅠ
내일 염보성선수와 이영호선수가 진출하길 바라겠습니다!!
sHellfire
11/04/20 23:44
수정 아이콘
네 선수 모두 모든 종족전에 이영호와 염보성 선수는 동족전까지 준비해야겠군요.
저도 이영호선수와 염보성선수가 올라가길 기대합니다 화이팅!
ミルク
11/04/20 23:44
수정 아이콘
염보성 선수 MSL 서바이버 첫 경기가 알포인트에서 홍진호 선수와의 경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3해처리 상대로 빠른 테크트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면서 홍진호 선수를 이겼는데, 그 당시에는 꽤 잘 나가던 E스포츠 언론 파이터포럼 메인에 사진과 함께 기사가 떴죠.
딱 봐도 정말 어린 선수였는데,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군요.

이번에 꼭 죽음의 조를 뚫고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11/04/21 22:07
수정 아이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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