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e |
2012/03/08 14:58:32 |
Name |
에어로 |
Subject |
LoL의 장르명은 과연 무엇인가? dota-like? AOS? |
게임뉴스 게시판에 lol류 게임의 장르명에 대한 기사가 올라온 것을 보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lol열풍은 동류게임들을 당당히 독립된 게임장르로 격상시켜 주었습니다.. 그저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세팅 게임에 불과했던 것이 독립게임이 되었고 이어 독립장르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지요. 허나 아직도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 낸 공식적인 장르명이 없어 AOS, 도타류, lol류 등 여러가지로 불리며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장르명이 옳다! 라는 주장이나 어떤 장르명을 씁시다! 같은 독려의 목적까지는 아니고, 내 생각엔 상황이 이래이래하고 앞으로 저래저래 될 듯 시포요 정도의 이야기이니 부담없이 보십시다.
AOS(Aeon of Strife):
그 옛날 스타1 유즈맵 게임 중 Aeon of Strife라고 있었습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영원한 전쟁’, ‘투쟁의 역사’ 쯤 되는 것 같은데 사실 해본 사람도 거의 없는 비주류 유즈맵이었죠. Dota의 개발자가 Aeon of Strife라는 스타 유즈맵에서 영감을 얻었다라는 언급 때문에 AOS가 장르명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되었죠.
네오플이라는 국내 개발사에서 출시한 fps게임 중 ‘사이퍼즈’라고 있습니다. AOS에서 공성전 요소를 차용한 액션성 강한 fps게임인데요, 개발사가 보도자료와 카피로 AOS라는 장르명을 밀면서 국내미디어에서 자주 통용되는 장르명이 되었고 이로 인해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는 장르명으로는 AOS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사실 사이퍼즈를 AOS로 분류하기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그런데, AOS라는 장르명에 대해서 ‘해외에선 아무도 안쓰는 말 한국에서만 쓴다. 무식하고 쪽팔린다’ 라는 말들 자주 보입니다. 심지어 게임웹진에서도 그것이 사실인양 언급해 버려서 이를 철석같이 믿고 + 얄팍한 북미부심에 AOS라는 말만 보이면 그거 틀렸다고 계몽하려 드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사실 해외에서도 써요. 해외보단 국내에서 더 많이 불리는 건 사실이지만 해외에서도 분명 AOS라는 장르명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구글english에서 "aos genre"로 검색하면 17000건 검색됩니다.
여하튼 dota탄생에 모티브를 제공했을 뿐 일개 비주류 유즈맵이 장르를 대표할 수는 없다는 반발은 꽤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고전 아케이드 게임 가라데의 영향을 받았으니 대전격투는 GRD로 불러야 하냐? 라는 저항감이겠죠. 국내 한정으로는 앞으로 AOS가 장르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으나 세계적으로는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이네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lol의 개발사인 RiotGames에서 밀고있는 장르명... 임에 비해서는 호응이 없는 편입니다. '다중접속 투기장' 정도로 해석되는데, 장르의 특성을 한정하기엔 너무 광의의 표현이기에 장르명으로서 적합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팀플레이
* 공성전의 형태
* npc와 협력하여 PC 1개체를 제어
* PC의 성장은 영속성을 지니지 않음(판마다 리셋)
* 일부 계정의 성장을 인정하기도(lol의 룬 시스템 등)
뭐 굳이 이 장르의 고유성을 정의하자면 이 정도가 될텐데, 사실 ‘생산과 보급의 개념이 삭제되고 영웅 유닛 1기만 컨트롤하여 성장시키는 RTS’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고 잘 와닿지 않나 싶습니다. 태생 자체가 독자적이지 않고 RTS에서 분화되어 나온 케이스이기 때문에, 이 장르의 고유성보다는 RTS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는 쪽이 더 명쾌한 정의가 되지 않을까 해요.
ARTS(Action RealTime Strategy):
dota2 출시예정인 밸브사에서 밀고있는 장르명입니다. 이니셜이 제법 모양새가 좋다는 장점이 있네요. 하지만 생산과 보급의 개념이 제거되고 PC 1기의 성장과 국지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는 장르의 특성이 Strategy(전략)이 아닌 Tactic(전술)에 훨씬 가깝기에 반감을 살만한 요소가 있습니다. 현재 장르의 패권을 틀어쥔 Riot에서 밀고 있는 MOBA조차도 유저들에겐 시큰둥한 걸 감안하면 밸브의 dota2가 lol의 왕좌를 빼앗는다고 해도 ARTS가 장르명으로 굳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Dota-like(Defence of the Ancients-like):
도타류. 세계적으로는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고 밸브에서 dota2, 블리자드에서 '블리자드dota'라는 타이틀을 사용할 정도로 무게감있는 장르명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장기적으로 볼 때 장르명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은 높지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dot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르대표성이 높았던 스트리트파이터2의 경우를 보면, 초기에는 동장르 게임들을 '스파2 같은 게임 = 스파2류' 라고 부르다가 결국 대전격투라는 확고한 장르명이 탄생하게 되었죠. FPS 역시 장르명이 보편화되기 전엔 'doom류 게임'이라고 불렸던 과거가 있습니다. 결국 dota-like라는 장르명은 결국 '스파2류, doom류'가 '대전격투, FPS'가 되었던 것처럼 특정 타이틀에 기댄 것이 아닌 좀 더 대표성 강한 개념어를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의해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요.
인류 최초의 과일을 사과라고 가정하면, 아마 '과일'보다 '사과'라는 어휘가 먼저 만들어졌겠죠? 그후 인류는 여러 과일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것을 '꼭 사과같이 나무에서 열리면서 달고 쥬시한 거. 근데 당근 시금치하고는 좀 다른 거'라는 표현에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들을 범주화하여 총칭할만한 표현의 필요성을 느꼈을 겁니다. 그 과정을 거쳐 결국 '과일'이라는 간단명료한 어휘로 대체됐겠지요? '도타 같은 거' 라는 의미의 장르명 dota-like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되리라 개인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액션, 스릴러, 멜로, 코미디' 같은 영화장르명이나 '액션, RPG, RTS, FPS, 시뮬레이션, 퍼즐' 등 대표적인 게임장르명 중 특정 인기 타이틀에 의존하는 장르명이 역사적으로 없었다는 선례도 제가 dota-like 장르명의 소멸을 생각하게 된 근거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성룡영화 / roguelike장르'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이미 합의된 범주 안에서 디테일한 구분일 뿐이므로 반례가 되기는 힘들다고 보구요. 또 하나, 개발사에서 MOBA, ARTS 등 다소 무리수를 두어 가면서도 dota라는 타이틀을 쓸지언정 장르명으로는 dota를 쓰고 싶지 않아하는 성향도 dota-like가 공식 장르명이 되는데 걸림돌이 될 거라 보구요.
참고로 밸브에서 dota를 상표권 등록한 후 블리자드에서는 맹비난과 함께 미 특허청에 이의 취소신청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dota라는 타이틀 자체가 자사 게임 워3의 유즈맵이고, 약관 상 모든 유즈맵의 저작권이 자사에 속해있다는 주장인데... 명분 자체는 블리자드 쪽이 훨씬 강해보이는데 판결이 어떻게 날지 꽤 궁금하네요.
그래서 결론이 뭐냐. 뭐 이거저거 다 안될 거 같다는데 그럼 뭐가 장르명이 된다는 소리냐? 글쎄요... 국내에서 만큼은 타당성은 차치하고 일단 AOS가 될 거라 예상합니다만 세계적으로는 뭐가 될지 그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는 dota-like(도타류)가 세계적으로는 가장 보편적인 장르명이지만 아페로도 께속 그러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무책임한 결론이지만 그래서 무엇이 장르명이 될지는 아직 짐작이 어렵네요.
굳이 꼽아야 한다면 aos나 dota처럼 특정 타이틀에 의존하는 것도 아닌, moba나 arts처럼 개발사의 의도에 의해 인위적으로 미는 것도 아닌, 그저 장르 자체의 특성을 가장 덤덤하게 표현하는 무난한 제3의 용어가 최종적으로는 살아남게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doom 등장 이후 FPS라는 장르명이 공식화 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장르명의 고착화는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뭐가 됐든 지금의 FPS와 TPS의 관계처럼, 같은 원류에서 분화된 장르라는 동등한 무게로서 RTS와 이 장르명이 위치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덧. 본문 안읽고 제목만 보고 '외국에선 AOS라는 말 아무도 안써요' 라는 한줄짜리 리플 다는 분이 계실까봐 말미에 다시 언급합니다요. 대세까지는 아니어도 해외에서도 AOS라는 장르명 분명히 쓰고 있습니다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3-18 17:30)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