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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02/29 12:13:34 |
Name |
aura |
Subject |
테테전과 바둑의 유사성 |
안녕하세요. aura입니다.
본디 스타라는 게임이 재밌게도 바둑과 유사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테테전은 바둑과 아주 많이 유사한데요, 이 글은 그 두 게임 간의 유사성을 고찰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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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둑과 테테전, 두 게임을 비슷하게 만드는 여건.
예전부터 쭉, 바둑과 프로리그를 보면서 생각했다.
테테전과 바둑은 정말로 판박이 게임이라고.
언뜻보면, 실시간으로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스타크래프트와 정적이고 한 수, 한 수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둑사이의
공통점은 정말 없어보인다.
하지만, 있다.
바둑과 스타를 보는 사람들은 테테전과 바둑이 비슷하다고 느낀다.
왜 완전히 다른 게임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을까?
첫 번째, 바둑돌과 시즈탱크.
테란의 시즈탱크는, 특히 시즈모드를 한 시즈탱크는 스타크래프트의 바둑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테테전에서는 이 시즈탱크의 자리잡기 싸움은 마치 바둑에서 바둑돌을 놓는 것처럼 보인다.
테테전은 시즈탱크라는 바둑돌로 상대를 옭아맨다.
두 번째, 기승전결.
세상만사에는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일의 조짐이 보이면, 점차 그 싹이트고, 싹이트면 점차 꽃에서 열매로 무르익어간다.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바둑에서는 그것을 포석, 중반, 종반이라고 표현한다.
놀랍게도 스타크래프트도 똑같은 기승전결을 보인다. 초반, 중반, 후반. (극후반까지 있다고 치지만.)
그리고, 바둑과 스타크래프트의 포석-초반, 중반-중반, 종반-후반은... 비슷하다.
이것은 밑에서 부가적으로 더 설명하겠다.
세 번째, 시기와 자리선점이 중요하다.
좋은 시기에 좋은 자리는 수의 불리함을 매운다.
위 문장을 보고 바둑을 떠올렸는가? 테테전(스타크래프트)을 떠올렸는가?
글쓴이는 물론 둘다다.
바둑에서 좋은 위치, 좋은 시기의 한 수는 능히 몇 수의 가치를 지닌다.
테테전에서도 좋은 위치에 좋은 시기의 병력 배치는 상대 병력의 몇 배가치를 지닐 때가 있곤하다.
두 게임 모두 시기와 자리선점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네 번쨰, 테란의 '마인'
마인은 위의 두, 세 번째 이유를 하나로 관통한다.
테테전에서 마인은 바둑돌과 같은 (공격과 수비)역할도 하며, 자리선점을 하는 도구다.
다섯 번째, 전략이 중요하다.
바둑이건 스타크래프트건 전략이 중요하다.
바둑은 일관성 있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좋다.
실리면 실리, 두터움이면 두터움, 싸움이면 싸움. 이것저것 손대면 게임 자체가 애매해지고 실리 두터움 싸움 모두 잃고 패하는 경우가 많다.
테테전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마인으로 위치선정 후 멀티를 하려면 하고, 아니면 투스타 따위의 전략으로 승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
미적지근하게 이것저것 손대면? 자원낭비일 뿐이다. 이것은 거의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자잘한 이유가 있지만, 바둑과 테테전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 다섯 가지 때문이라고 본다.
2. 게임의 기승전결.
앞 서 말했다시피 바둑은 포석 중반 종반이 있고(포석 중반 끝내기) 스타크래프트는 초반 중반 후반이 있다.
이 두 게임의 기승전결 공통점을 파헤쳐보자.
2-1. 포석과 초반.
바둑에서의 포석은 싸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먼저 확실한 집을 굳히기 쉬운 귀쪽에 바둑돌을 놓아 안정적인 형태를 갖춘다.
바둑도 어느 정도 기반이 있어야 전투든, 더 큰 집을 짓든 한다.
테테전 역시 마찬가지다.
초반에 '빌드'를 탄탄히 쌓아올린 뒤에야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주 재밌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욕심내는 자와 안전제일주의자이다.
이 두 종류의 사람은 바둑과 테테전에 모두 존재한다.
바둑에서 욕심을 내는 사람은 바둑돌을 넓게 떨어뜨리고 큰 모양을 만든다.
테테전에서 욕심을 내는 사람은 최대한 빨리 더블 커맨드를 만든다.
왜 욕심을 내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욕심내서 베짱부린 만큼, 포석과 초반을 넘어가면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중반을 이끌 수 있다.
같은 실력이라고 가정하자.
여러분이 팩더블을 했고 상대는 배럭 더블을 했는데,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무난하게 초반을 넘겼다.
그 이후 결과는?
물론 상대의 실수 같은 변수는 있겠지만, 여러분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바둑도 큰 모양을 욕심부렸는데, 상대가 이를 방관한다면 이후 집크기에서 게임이 되지 않는다.
욕심내는 자를 초반에 어떻게 이길 것인가?
방법은 두 가지이다.
더 큰 욕심을 부리거나, 아니면 안전제일주의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병력으로 상대를 찌른다.
바둑에서 전자는 더 큰 모양 바둑을 두는 것이고, 후자는 상대가 벌린 공간으로 침입하는 것이다.
테테전에서 전자는 노배럭 더블이고, 후자는 초반러쉬다.
보통 대개의 사람들은 '안전제일주의자'이다.
안전한 것 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 욕심부리다가 허무하게 지면 얼마나 허망한가!
하지만, 두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공식은 명백하다.
더 큰 욕심> 욕심>안전>너무큰욕심
이 공식은 뫼비우스의 띠 처럼 돌고 돈다.
2-2 중반.
바둑과 스타 모두 포석과 초반을 넘긴 상태를 중반이라고 표현한다.
초반에 치열한 수싸움이 끝나면, 게임은 점점 고조된다.
두 게임의 중반의 공통점은 딱 한 단어로 표현해보자.
' 중앙 '
그렇다. 두 게임 모두 초반 이후 중앙을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한다.
중앙을 잡으면? 중앙의 단단함을 통해 다른 구석까지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먼저 중앙을 잡으면, 상대 역시 중앙으로 시선이 쏠린다. 불안하니까.
하지만, '먼저' 중앙을 잡은 사람이 당연히 유리하다.
좋은 위치를 가졌으니까.
그래서 중앙을 뺏긴 사람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상대보다 더 큰힘으로 중앙을 뺏을 것인가? 아니면, 우회할 것인가.
바둑에서는 힘바둑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느냐, 아니면 중앙을 내주고 귀와 변을 차지할 것이냐가 그것으로 나타나고,
테테전에서는 더 큰 병력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느냐, 아니면 중앙을 주고 드랍쉽을 이용해서 견제나 또는 멀티를 성공시킬 것이냐가 그것으로 나타난다.
역시 테테전과 바둑은 중반 역시 흡사하다.
바둑이건 테테전이건 대개의 게임은 여기에서 이미 승부가 지어졌다고 봐도 무난하다.
이후 버티기는 거의 상대가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달라지는 것이 없다. 버틸 수도 없으면 돌을 던지거나 gg를 친다.
2-3. 종반(끝내기)와 후반.
두 게임 모두 이 상태까지 게임이 왔다면, 둘 중하나다.
이미 게임이 기울었는데 지고 있는 상대가 처절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거나(아쉬워서, 울분나서)
혹은 게임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테테전과 바둑은 모두 루즈해지고, 눈에 보이는 큰 변화가 없다.
야금야금 스코어를 따내는 쪽이 유리하다.
승부를 보자고 큰 무리를 했다간 치도곤을 당한다.
하지만, 정적인 대치라고 해서 긴장을 풀어버리면 곤란하다.
팽팽한 만큼 두 게임 모두 약간의 긴장을 놓는 순간부터 역전이 불가능하게 된다.
끝내기와 후반의 상태에서는 이 '약간의 점수'가 결국 승부를 좌우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부디 끝까지 방심하지 말길.
3. 명승부사.
어느 게임에서나 앞도적인 존재가 있다.
테테전에서는 이영호나 정명훈이 있고, 바둑에서는 이세돌, 이창호 선수나 중국의 구리(요즘에는 예전만 못하지만), 셰허선수가 있다.
(단적으로 든 예다. 더 강한 사람이 있잖아라고 반문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테테전과 바둑의 명승부사의 조건은, 두 게임이 공통점이 있는 만큼 닮았다.
초반에 탄탄하고 안정감이 있다.
수싸움에 능하다.
상대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린다.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곤 한다.
강한 힘이 있다.
바둑만 아는 사람이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고, 스타를 아는 사람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 개다 아는 사람이면 '와 정말 조건이 똑같은 점이 많다!' 라고 생각한다.
4. 글을 마무리하며.
두서없이 부족한 필력으로 마구 휘갈겨 써버렸습니다.
그래도 나름 짧은 글을 다 쓰고 나니 뿌듯함이 밀려오네요.
조금이라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3-0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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