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1/12/02 12:52:14
Name Timeless
File #1 resident.jpg (127.4 KB), Download : 12
Subject 올해 레지던트 지원율 - 우리나라 의료계의 문제 -


어제 나온 KBS 뉴스입니다.
http://news.kbs.co.kr/society/2011/12/02/2397646.html

분석 기사
http://www.medigatenews.com/Users/News/newsView.html?subMenu=news&subNum=2&ID=1070937  

전기 레지던트 지원이 마감되었습니다. 여기서 떨어진 분들은 기피과에 2차 지원할 수 있습니다.

표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시 수련이 힘든 과, 나와서도 힘든 과, 나와서 전공 못 살리고, 금전적 보상도 적은 과는 대량 미달인데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공통 문제이니 우리나라 의사들만 참을성 없고, 속물이어서 생긴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의료 환경이 더 안 좋아서 조금 더 비율이 깨진 경향이 있습니다만)

내년에는 어떨까요? 악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윗년차가 없거나 적으면 결국 새로 들어가는 레지던트가 더 힘들어지는데(독박일 수도) 누가 들어가려 하겠습니까? 어떻게 1년은 견딘다고 하고, 그 다음에 아랫년차가 안 들어오면 2년째 독박이 되고, 그럼 또 3년째 독박이 되고, 그 과를 하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 들어가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수련이 너무 힘들고, 간신히 수련을 마쳐도 나오면 다른 안 힘든 과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접어두고, 단순히 수련 기간 지원금을 더 주는 미봉책을 선택했는데요.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수련 후 나와서 전망은 둘째치고, 일단 레지던트 수련 환경 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2008년 연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근무시간은 인턴이 110시간, 레지던트 1년차가 111시간, 2년차가 103시간, 3년차가 91시간, 4년차가 88시간이었습니다. 그것도 일과 외 잡일 하는 시간 빼고입니다. 레지던트 1년차의 시급은 5620원입니다. 야간근무, 휴일근무까지 하는데 말이죠.
(출처: 대한전공의협회 자료)

그렇다고 수련의 질이 높은가? 그냥 일 하는 시간이 저렇습니다. 제대로 된 티칭 시스템도 없고, 공부하려면 일 끝나고 남는 시간에 해야 하고, 외국보다 병원에는 훨씬 오래 있지만 배우는 것은 적습니다.

해결책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바로 밖에 나와있는 의사 인력 가져다 쓰면 됩니다. 바깥에 의사 넘쳐나거든요. 전공의 노동착취하지 말고, 제 비용 주고 제대로 된 인력을 쓰는 것입니다. 2명이 할 일 3명이 하면 얼마나 편해지겠습니까? 이것이 정착되면 나와서의 전망도 좋아집니다. 수련병원들이 상당한 인력을 추가로 사용하기 때문에, 나와서 경쟁도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런 분명한 해결책이 있는데도 매년 똑같은 결과를 내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 Noam Chomsk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2-06 09:3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12/02 12:58
수정 아이콘
참 의아한게 있어요.
의학계 내부 카르텔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아주 이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의사들만큼 강력한 투쟁력을 지닌 기관이 얼마나 될까 싶거든요(병원닫아버리면 정말 큰일이죠.) 정말 제도 변혁을 원하면 아주 강력한 무기가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것은 환자를 위함인가요 구조내부의 암묵적인 계층관계의 갑을관계때문인가요? 어느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이런 이슈를 크게 끌고가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시민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부조리가 아닌 남의 부조리에 대해서 철저히 잔인한 만큼 의사가 환자안봐주는거냐고 화만 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런걸 일반 시민들이 바꿔주기는 참 요원할 겁니다. 대중은 철저히 정의가 아닌 자신의 사정에 의해 움직이고, 병원은 일종의 '희생'을 '부'로 교환하는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는 시대니까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스키너
11/12/02 12:59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병원에 돈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던데, 전공의를 뽑아서 수련시키는 병원도 재정상황이 열악한가요?
그렇다면 결국 돈나올 구멍을 찾아야하는데... 의료비가 너무 싼것이 문제일까요?
11/12/02 13:02
수정 아이콘
돈도 문제긴하지만 개원이가능하냐 불가능하냐 의문제점도 있다고봅니다

상위인이 과의경우 개원과함께 어느정도 수익이 기대되는 반면 하위과는 개원=망함 테크거나 아니면 개원에 엄청난 돈이 필요하죠

결국 돈문제일텐데 의료계의 전반적인 상황과 각종 수가의 문제가 크죠

그러면서도 비인기과에지원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군요 사명감하나로 벼텨야할텐데

경의를 표합니다
무지개곰
11/12/02 13:04
수정 아이콘
비단 의학계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재분배의 역할이 빈부차이에 관련 한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에서도 참 중요한데 말이죠 ...
여러모로 생각이 필요한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자제해주세요
11/12/02 13:05
수정 아이콘
정신과가... 굉장하군요. 그렇게 인기있었던 과라니..

서울시 소재의 정신과 전문 수련 병원에서 공익을 해서 그런지 신기하기도 하고..
바알키리
11/12/02 13:0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인건비가 싼것은 비단 레지던트뿐만이 아니죠. 언제쯤 적절한 임금수준의 현실화가 이루어질런지..
낭만토스
11/12/02 13:08
수정 아이콘
비뇨기과가 최하위군요....
모리아스
11/12/02 13:15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엔 일할 젊은 이가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 쓰는 거아니죠
단지 외국인 노동자가 더 싼 값에 일하니 쓰는 거죠
마찬가지로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죠
싼 값에 일하닌 레지던트가 없을 뿐
선데이그후
11/12/02 13:17
수정 아이콘
개원을 염두에 둔 과들은 대부분 인기가 좋네요.
11/12/02 13:23
수정 아이콘
이 왜곡에서 한가지 더 고려해야할 점은 의전원 졸업자의 증가 요소도 있습니다. 증명되지는 않았지만..(일부는 됬을 지도) 많은 의전원 졸업자들이 학문으로서의 의학보다는 생활인으로서의 의업에 더 촛점을 맞추고 시작하다 보니, 건강보험 적용되지 않고 높은 수익이 가능한 개업가능과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요.

사실 레지던트보다 실제로 더 데미지를 받은 부분은 각종 기초의학교실이죠.. 예전엔 의대 졸업한 순진하지만 열정적인 친구들로 인해서 그럭저럭 명맥을 이어가던 많은 기초교실들이 수급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켈로그김
11/12/02 13:31
수정 아이콘
현실이 과별로 다르기도 하고,
정책적으로 수혜를 준다고 해도 그게 필요한 과, 상대적으로 충분한 과가 있으니..
의사정책이 어려울 수 밖에요.

전문의를 놓고 봐도,
한 쪽은 의사가 더 충원되어야 알맞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다른 과를 보면, 이미 남아돌아서 의료과잉상태라는 말을 듣고 있으니 말이죠.

의사집단 내에서 과별로 형평이 이미 틀어져 있어서 어떻게 외부에서 손을 쓰기도 애매해보입니다..;
레지엔
11/12/02 13:31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문제 수준은 심각한데, 고쳐야 할 필요성을 느낄만큼 심각해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떨어지고 정말 끝을 봐야만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일 수도 있지만...
양정인
11/12/02 13:36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수련환경, 추후 개원등의 문제를 따졌을때.. '정형외과' 는 괜찮은건가요?
뭐 본의아니게 정형외과쪽 수술을 여러번 받아봐서 정형외과 병동의 생활을 느껴봤지만...
레지던트들의 생활이 굉장히 힘들어보였습니다. 뭐 다른 레지던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충분한 수면을 취할수도 없거니와...
매일같이 있는 수술스케줄. 환자케어등.. 온갖 일들이 많은 곳이 정형외과였는데... 저리 높은 지원율이라니...
Mr.prostate
11/12/02 13:37
수정 아이콘
의사들은 국민의 적이기 때문에 대파국이 일어나기 전까진 제도적 개선은 불가능할 겁니다.

그나저나 비뇨기과가 꼴찌라니 씁쓸하네요.
Yesterdays wishes
11/12/02 13:50
수정 아이콘
까놓고 얘기해서 전문의 자체가 너무 많은게 제일 문제입니다. 의사수는 부족한데 전문의 숫자는 넘칩니다. 이건 일차의료 시스템의 실패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론 과도한 저수가의 문제이며 이차적으로 의료계 내적 구조문제인데 이런문제가 단순 수가 형평성의 현실화 만으로 해결될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건 큰 착오이십니다. 이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JavaBean
11/12/02 13:54
수정 아이콘
아는 형이 서울대병원 흉부외과에 있는데.. 임금은 많은데 굉장히 레알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영원한초보
11/12/02 13:56
수정 아이콘
다들 심각하게 이야기하시는데 죄송하지만
저는 미드 '하우스'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진단검사의학과가 눈에 띄내요.
국내에도 있긴 있었군요.
심근경색 증상이 있는 아버지께서 얼마전에 피흘리면서 쓰러지셨는데
병원에서는 몇일동안 과별로 뺑뺑이만 돌리고 어디가 문제인지 찾지도 못해서 정말 답답했었는데
그냥 염증이 많은 잇몸과 과로, 아스피린복용으로 인해서 잇몸출현이 좀 심하셨던거로 결론이 났네요.
한번에 다 봐주는 사람이 필요했었는데 실질적인 수요는 별로 없나 보군요.
11/12/02 14:32
수정 아이콘
댓글들 읽어보니 PGR 의사분들만 열띤 토론을...^^;;
비의료계 분들은 이 주제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으실것 같습니다. 여전히 의대는 수능 배치표 맨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문대학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도 많고...
의료계의 천민계층인 개업안한 일반의/전공의/공보의/군의관 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위기 의식 느끼는 분들도 별로 없는것 같구요..
정부 입장에서도 더 많은 복지를 원하는 국민 여론의 힘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개혁보다는 땜질씩 처방만 하고 있고...
뭔가 개혁이 일어나기에는 아직 덜 곪은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근본적인 개념은 money 이죠
-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어디까지 일까요?
- 그렇다면 국민들은 그 의료 서비스를 받기위해 비용을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을까요?
- 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들이 원하는 수익은 얼마일까요?
사회보험적인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의사도 국민도 만족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Mithinza
11/12/02 14:52
수정 아이콘
무튼 수가체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 같은데... 다음 정권에서 이거만 해결해도 큰 건 하나 했다고 해 주고 싶습니다.
Dornfelder
11/12/02 15:01
수정 아이콘
그래도 사람 살리는 과의 지원이 저조하다고 해서 의사가 사명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기는 없어서 다행이네요. 우리나라의 의료계의 구조가 이 모양인 것을 어쩌겠습니다. 현재로써는 다 갈아엎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1/12/02 15:31
수정 아이콘
의료계 문제는 완전 밑바닥 중에서도 밑바닥을 치기 전까지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의료계도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정부도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의식있고 조금만 관심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문제가 뭔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해결책도 단순하게 말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 보험 혜택을 줄이던가 세금을 늘리던가 -
모두가 알고 있는 해결책이지만 과연 누가 총대를 맬까요...
초고령사회에 점점 진입함에따라 Judgement Day 는 다가오는데 정부도 시한폭탄 서로 돌리는 기분일껍니다.
제발 나때까지만 어떻게 땜방으로 잘 넘어가라 빌면서...
11/12/02 16:00
수정 아이콘
몰랐던 내용 잘 배우고 갑니다. [m]
루크레티아
11/12/02 16:15
수정 아이콘
토론에 참여는 하고 싶지만, 일단 뭘 알아야 참여를...;;
대략 레지던트 분들이 힘들게 근무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의료계도 법조계 못지 않게 보수적인 곳이니 개혁을 부르짖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습니다.
문어발
11/12/02 23:21
수정 아이콘
전공의 주간 법정근로시간부터 빨리 제정하고 하나하나씩 풀면 전공의 처우개선과 쏠림은 생각보다 쉽게 풀릴 거 같습니다....법정근로시간 제정이 시급합니다 본2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ㅠ

아 의사선생님 분들이 많으셔서 혹시나 여쭈어보는데요
인턴폐지는 거의 확정인가요?
레지던트0년차가 생긴다는 말이있던데..... [m]
문어발
11/12/02 23:22
수정 아이콘
인턴선생님 레지던트1년차 선생님들 얼굴을 보면...... [m]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261 뿌리깊은나무와 정치외교학 [33] 사티레브7961 11/12/08 7961
1260 중복과 피드백 그리고 봇 [63] 김치찌개7761 11/12/08 7761
1259 커피메뉴 가이드라인 [87] nickyo12013 11/12/07 12013
1258 Scars into Stars [15] PoeticWolf7140 11/12/06 7140
1257 [해외축구] 첼시에게 불어닥친 대격변의 돌풍…과연 그 결과는? [38] 클로로 루실루플9540 11/12/06 9540
1256 오늘 프로리그를 보면서 드는 여러 생각들 [36] noknow11974 11/11/26 11974
1255 이공계의 길을 가려는 후배님들에게..11 미국 대학원 지원시 팁. [25] OrBef17599 11/12/05 17599
1254 윤관의 여진 정벌, 그리고 척준경 - (3) 9성 완성, 그리고 반환 [10] 눈시BBver.211313 11/12/04 11313
1253 교차로 '불'완전 정복 - 2 : 회전교차로 [10] Lilliput9202 11/12/03 9202
1252 나는 차였다. [24] 리신OP9909 11/12/02 9909
1251 올해 레지던트 지원율 - 우리나라 의료계의 문제 - [98] Timeless12017 11/12/02 12017
1250 개인 미디어의 시대 [15] 몽키.D.루피8623 11/12/01 8623
1249 근대사를 다루지 못 하는 이유 (추가 끝) [100] 눈시BBver.29164 11/11/30 9164
1248 다단계 피해 예방 혹은 Anti’를 위한 글(+링크 모음) : 結(결) 편 [11] 르웰린견습생6323 11/11/30 6323
1247 낙태의 왕국이었던 대한민국 [16] 凡人13286 11/11/29 13286
1246 광개토 - 외전. 백제의 요서경략설 [12] 눈시BBver.28283 11/11/29 8283
1245 [이벤트/경품] 주어진 단어로 오행시를 지어주세요~ - 마감 - [63] AraTa_JobsRIP8001 11/11/23 8001
1244 서른둘 즈음에 [26] madtree10835 11/07/05 10835
1243 결혼했더니 "아이고 나 죽네" [112] PoeticWolf15350 11/11/28 15350
1242 스타1유저가 스타2를 하지 않는 이유 [83] 김연우18085 11/05/15 18085
1241 '메카닉 vs 퀸드라' - 저그의 마지막 카드인가? (경기 리뷰) [102] 냥이풀21374 11/04/29 21374
1240 DSL 택꼼록 관전평 [25] fd테란14099 11/04/22 14099
1239 돈과 시간 [8] Toyc7611 11/04/06 76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